직장암 등 대장수술 받은 후괄약근에 종양 침범했거나

항문보존 어려운 경우 시행

암으로 인한 장폐색 발생땐

장루수술, 회복위해 필수적

직장암 환자는 수술에 성공해도 평생 또 다른 고통을 안고 산다. 암이 생긴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장루(인공항문)를 달고 지내야 하기 때문이다. 암이 항문으로부터 3~5㎝에 생긴 일부 직장암의 경우, 종양이 항문 괄약근을 침범했거나 항문 기능을 보존하기 힘들다면 대부분 복회음 절제술을 한다.

이 수술은 복부와 회음부 일부를 잘라내 암이 생긴 직장과 결장의 일부를 절제하고 인공 항문(장루)을 만드는 수술이다. 수술로 인해 생명은 유지하게 됐지만, 장루환자들은 늘 스트레스속에 제한적인 활동을 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장루를 갖고 있다가 다시 항문 보존 수술을 받아 성공한 사례도 다수 보고되고 있다. 한언철(사진)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대장항문외과 과장과 함께 장루수술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고령환자도 항문보존 수술 시행 가능

장루란 장 수술을 시행한 후 대변의 우회가 필요한 경우, 복벽에 소장 혹은 대장의 일부를 노출해 대변을 받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직장암의 경우 필요에 따라서 임시로 장루를 시행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하지만 대변 주머니가 노출되다 보니 자신감 상실로 이어지면서 사회생활을 어렵게 하기도 한다.

한언철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대장항문외과 과장은 “항암 방사선 치료 후 일부 직장암 환자에게 장루를 설명하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환자들의 마음을 아는지라 가급적 장루를 안 만들도록 노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환자들도 있다. 이들에게 수술 후 합병증에 대해 설명하면 대부분 수긍한다”고 했다.

최근에는 항문 보존 수술 기술이 발달을 거듭하면서 고령환자도 항문보존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장루를 갖고 있다가 복원된 사례도 다수다. 그러나 수술 회복 후 정상 생활을 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된다.

한 과장은 “환자들은 복원 후 하루에 많게는 20~30회 정도 화장실을 간다. 식사 후에는 반드시 화장실 가고 싶은 느낌이 들고, 실제로 변기에 앉으면 대변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간혹 성인용 기저귀를 착용하고 생활하시는 분도 있다. 이후 시간이 경과하면서 천천히 증상이 나아지지만 개인별 차이는 크다. 빨리 좋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 다시 장루 수술을 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응급 장루수술, 환자의 생명과 직결

암을 치료하다가 장폐색이 오는 경우, 장루는 마지막 희망이 될 수 있다. 암 진행으로 인한 장폐색은 암의 근치적 절제가 불가능한 상태이면서 식사를 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다. 식사가 안 된다는 것은 다른 치료의 진행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 환자들에게 시행하는 수술이 장루 수술이다.

한 과장은 “물 한모금 마실 수 없는 환자를 옆에서 지켜만 봐야 하는 보호자들의 고통도 매우 크다. 환자 앞에서는 어떤 것도 먹을 수가 없어 숨어서 식사하거나 음식 냄새 풍길까 노심초사하시는 보호자들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아프다. 이런 상황에 있는 환자들이 장루수술을 받아 회복후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 그 어느때보다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장루수술은 장천공이 발생하거나 수술 후 문합 부위에서 누출이 발생할 경우에도 시행한다. 패혈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빠른 시간 내에 수술을 시행해 장 천공 부위의 절제 및 세척을 진행해야 한다.

한 과장은 “장루는 누군가에게는 절망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는 ‘식사를 할 수 있다’ 혹은 ‘살 수 있다’는 희망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급증하는 직장암, 음식과 운동 통해 예방

장루는 대부분 직장암 수술 후 얻게 된다. 직장암은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갈수록 급증하는 암이다. 채소 위주의 식사를 했던 예전에는 드물었던 직장암이 최근들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직장암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암이 진행되면서 혈변이나 설사, 변비, 변이 가늘어지고 횟수가 변하는 등 배변 습관의 변화가 있다. 매일 섭취하는 열량을 줄이고 비만을 막는 것이 직장암의 기본 예방법이다. 돼지고기, 소고기 등 고지방 음식 섭취를 줄이고 발암물질이 생기지 않도록 삶아 먹는 요리 방식이 좋다. 변을 빨리 배출해주는 채소, 과일 등 섬유소 식품을 자주 먹고 운동을 생활화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 5~10년 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가족 중에 연소기 용종, 대장암 혹은 대장용종,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 환자가 있으면 전문의와 상담 후 검사 방법과 검사 간격을 정해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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