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힘줄 과도하게 움직여
염증 발생·신경 압박 등으로
통증·저림·감각 이상 등 증세
심할땐 손이 타는듯한 느낌도
적절한 스트레칭·마사지 도움
수주 이상 지속땐 수술 권장

▲ 나채오 울산굿모닝병원 정형외과 전문의가 환자를 상담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김장철이 돌아왔다.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절임배추, 김칫소 등
김장에 필요한 준비물을 판매해
손이 덜 가기는 하지만,
적게는 수십 포기,
많게는 수백 포기를
한꺼번에 담그기 때문에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주부들 사이에서는
명절 증후군처럼
‘김장 증후군’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김장 이후
무릎, 손목, 허리 등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무리가 많이가는
손목에 발생하기 쉬운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해
나채오 울산굿모닝병원
정형외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하게 알아본다.

◇손목 신경관 눌러 통증·저림 유발

배추 절이기, 양념 버무리기 등 김장 과정 대부분이 손목에 부담을 주는 동작들이다. 특히 배추가 물에 절여지면 일반 배추보다 2배 더 무거워진다. 이런 배추를 무리해서 들면 손목 힘줄에 손상이 가해질 수 있으며, 추운 날씨로 인해 혈액 순환이 어려워져 손목 통증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 때 손목 인대가 손에서 팔로 이어지는 신경관을 눌러 압박하는 질환인 ‘손목터널증후군’을 주의해야 한다.

나채오 울산굿모닝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손목에서 손으로 연결되는 부위에 뼈와 인대로 둘러싸여 있는 작은 통로(수근관)가 존재한다. 이 통로로 손가락을 구부리는 9개 힘줄과 정중신경이 지나는데 손가락 사용이 많아 터널 속 힘줄이 과도하게 움직이면 염증이 발생하고, 신경이 압박되면서 통증·저림 증상 등을 호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은 손바닥, 손가락, 손목에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통증뿐만 아니라 저림 증상과 감각 이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심할 경우에는 손이 타는 듯한 느낌까지 든다는 환자도 있다.

나 전문의는 “이러한 증상들은 야간에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정중신경 압박이 심할 경우 감각 및 저림이 발생하면서 엄지손가락 근육 위축 및 운동장애, 손목운동 마비 증상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김장철뿐만 아니라 집안일과 요리를 많이 하는 주부의 경우 손목을 과하게 사용해 손목터널증후군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손가락 끝 감각이 둔해지거나 팔목 앞 부분이 시큰거린다면 조기에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검사 방법으로는 기본적으로 신경타진 검사, 수근굴곡검사 및 정중신경 압박검사를 하며, 최근에는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 초음파 검사나 근전도 및 신경전도 (ENG/NCV)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김장 중 스트레칭·마사지로 예방

김장으로 인한 관절통을 예방하려면 김장 중 적절한 스트레칭으로 경직된 관절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주는 것이 좋다. 양손을 앞으로 뻗은 채 주먹을 쥐고 안쪽과 바깥쪽으로 돌려주는 동작, 선 채로 허리를 젖히거나 좌우로 돌려주는 동작도 좋다. 또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팔을 이용해서 들기보다는 물건을 몸에 최대한 가까이 밀착시킨 상태에서 일어나면서 허리 힘을 이용해 들어야 한다.

또 평소 손목이 약한 경우 보호대를 착용하고, 일을 하다 손목이나 손가락에 시큰거리는 통증이 생기면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그고 5분에서 10분 정도 주먹을 쥐었다 펴주면 통증이 나아진다. 또 손목 주변을 마사지해주거나, 맨손으로 손목을 폈다 굽혔다를 반복하는 동작도 도움이 된다.

김장 후 관절 통증은 일시적인 경우가 많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어느 정도 해소된다. 그러나 중년 여성의 경우 계속되는 가사 노동에 제대로 된 휴식도 취하지 못해 통증이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다. 소염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찜질이나 물리치료를 병행해도 수주 이상 통증이 지속되거나 심해지는 경우라면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나 전문의는 “보존적인 치료를 수개월 동안 했는데도 증상호전 없거나, 지속적인 신경 장애, 운동 장애, 무지구 근육위축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인대를 잘라주는 수술을 시행한다”면서 “수술 후 새로운 인대가 만들어 지는 데 한 달 이상 걸리므로 2주 정도 상처 치료를 한 후에도 손을 무리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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