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낙인·차별 등 두려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받던 환자 10명 중 5명이 우울감을 겪었다는 사례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송경호 교수팀은 올해 1월부터 5월31일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격리 해제 한 달 후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응답자들의 격리 치료 기간 중간값은 20일이었고, 모든 환자는 후유증이나 합병증 없이 코로나로 인한 폐렴에서 완치됐다.

연구팀은 완치자들에게 치료 기간과 격리 해제 한 달 후 우울감, 불안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 등을 겪었는지 물었다.

그 결과 이들 중 5명은 치료 기간 우울감을 겪었고, 1명은 격리 해제 한 달 후 우울감을 호소했다. 격리 해제 후 눈에 띄게 불안감을 호소하는 완치자는 없었다. 4명에게서는 PTSD 증상이 보고됐다.

응답자 중 3명은 심리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었다.

이들은 PTSD 영역에서 높은 수치를 나타냈으나 우울감과 불안감 점수에서는 다른 완치자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응답자들은 자신이 타인을 감염시킬 것과 이웃들에게 차별받을 것, 사생활이 공개될 것을 두려워했다. 이웃과 가족들에게서는 심리적 지지를 받고자 했으며, 정부의 정확한 정보와 정신건강 개선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원했다.

연구팀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생존자들의 완치 후에도 이들이 감염의 가해자라고 낙인 찍는 등 차별이 있었고, 이는 앞서 홍콩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서도 마찬가지였다”며 “이들의 PTSD 증상 지속 여부는 사회나 공동체의 생존자에 대한 인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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