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6년된 야음동 보라아파트
20~30m거리서 터파기 공사중
건물균열·지반침하 피해호소
남구 정밀안전진단 결과따라
시공사측 대처방안 마련키로

▲ 17일 울산시 남구 야음동 평화보라아파트 주민들이 인근 대형아파트 건설공사로 인해 아파트에 심한 균열이 발생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울산 남구 야음동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인근 대단위 아파트 단지 공사로 인해 건물 균열과 지반침하 피해를 입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고령층이 많이 거주하는 이 아파트는 건립된지 35년이 넘어 입주민들이 더욱 불안해 하고 있다.

17일 오전에 찾은 남구 번영로 16번길(야음동 490­2) 보라아파트. 84가구 규모 1개 동의 이 아파트 3~4호라인으로 들어가는 입구 양 옆 기둥이 멀리서 봐도 균열이 간 상태로 서 있다. 균열은 일회용 라이터가 들어갈 정도로 심했다. 또 기둥 벽면 곳곳에 크랙 현상이 확인됐고, 다른 라인에서도 벽에 실금이 곳곳에 발견됐다. 특히 입구 바닥은 한 쪽으로 기울어진 것이 육안으로 보였고, 아파트 주차장 바닥에서도 균열이 나타났다.

윤동상 보라아파트 입주자대표는 “어제(16일) 해당 라인의 입주민이 얘기를 해줘서 확인을 해 곧바로 시공사와 남구청에 연락을 했다”며 “얼마 전까지는 이러한 균열은 전혀 없었다. 작년 연말부터 시작된 인근 아파트 공사현장의 터파기 공사 때문이 아닌가 본다”고 말했다.

실제 이 아파트와 인근 공사현장과는 불과 20~30m 정도로 가깝다.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터파기 공사는 현재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준공된지 만 36년이 된 노후 아파트인데다, 이 일대 지반이 뻘층으로 연약지반이어서 입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크다.

주민 A(70대)씨는 “무엇보다 공사로 인해 지반침하가 우려스럽다”며 “지반 전체가 침하될 경우 계속 이곳에서 살 수 있을 지 걱정이다”고 불안해했다.

일부 가구에서는 화장실 물이 내려가지 않는 등 공사로 인한 하수도 역류 현상도 주장하고 있다.

남구청 관계자는 “건물 균열 부분과 지반침하 부분 등 1차적으로 현장 확인은 했다”며 “이번 주 월요일이나 화요일께 시공사 및 전문업체와 함께 원인 규명을 위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보수·보강공사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공사측 관계자는 “공사 시작 전에 건물 기울기와 상태 등 전체적으로 조사한 데이터가 있는데,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 뒤 이 결과와 비교해 주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어떤 식으로 대처할 지 판단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아파트와 시공사측은 지난해 8월에는 공사로 인해 보라아파트로 들어가는 주 출입로를 막고 다른 대체도로를 만든 것과 관련 갈등을 빚기도 한 바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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