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현 울산병원 신경외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소속 민병헌 선수가 오는 22일 뇌동맥류 수술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뇌동맥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뇌동맥류는 뇌 속 혈관이 얇아지면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한다.

뇌졸중의 일종인 뇌출혈의 전단계다. 뇌동맥류는 점차 부풀어 올라 뇌출혈을 일으키는데,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뇌 속의 시한폭탄’ 이라고 불린다.

특히 뇌동맥류는 요즘처럼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진 겨울철에 파열될 확률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박종현 울산병원 신경외과 전문의와 함께 뇌동맥류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뇌졸중의 일종인 뇌출혈의 전단계
뇌혈관 얇아지며 풍선처럼 부풀어
기온 변화 큰 동절기에 쉽게 파열
흡연·고혈압·동맥경화 등 위험인자
예방과 조기 진단이 최선의 방법
금연·운동·생활습관 개선 등 중요

◇파열시 사망률↑…생존해도 후유증 남아

뇌동맥류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흡연, 고혈압, 동맥경화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뇌동맥류는 뇌동맥 일부가 약해져서 그 부분이 풍선이나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뇌동맥의 혈관 벽은 매우 얇으며, 정상 혈관과 달리 쉽게 파열된다.

뇌동맥류 파열은 보통 혈압이 갑자기 높아지면 발생한다. 힘주어 대변을 볼 때, 정신적 충격으로 갑자기 흥분될 때, 성관계를 할 때,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등이다.

뇌동맥류는 일단 파열되면 치료가 잘 돼도 정상적인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환자는 3분의1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3분의1 가량은 후유장애를 남기고, 3분의1 정도는 사망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혈관이 부풀어 오를 때 반드시 증상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특정 상황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박종현 울산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뇌동맥류가 커지며 주변 뇌신경을 누를 경우 사시, 복시, 안검하수, 시력 저하 등과 같은 뇌신경 마비 증상이 발생한다. 또 간질 발작, 급작스러운 두통 등의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면서 “증상을 동반한 비파열성 대뇌 동맥류는 무증상인 경우보다 파열할 가능성이 크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뇌혈관이 경미하게 터진다면, 의식을 잃지 않고 심한 두통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뇌출혈량이 많으면 이로 인한 뇌손상으로 의식을 잃을 수 있고, 심한 후유증을 남기거나 사망한다. 지주막하 뇌출혈에 의한 격심한 두통, 목의 강직, 요통 및 좌골 신경통, 간질 발작, 신경학적 장애, 의식 저하, 고혈압 등이 대표 증상이다.

따라서 동맥류 파열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초기에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단 파열된 뇌동맥류는 재파열 위험도 크다. 재파열은 2주내에 25%, 6개월 내에 50% 이상 발생하며 재파열될수록 예후 및 생존율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혈관건강·기저질환 관리로 예방

뇌동맥류는 자기공명영상촬영(MRI) 혹은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통해 진단한다. 의료진이 환자의 동맥류와 주변혈관을 더 자세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뇌동맥류를 진단하는 검사 기법이 크게 발전하면서 파열되기 전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뇌동맥류를 미리 발견해내기도 한다.

파열된 뇌동맥류는 치료 지연시 재출혈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치료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터지지 않은 비파열성 동맥류는 환자의 연령, 상태, 크기, 모양 등을 고려해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뇌동맥류는 클립 결찰술과 코일 색전술 등으로 치료한다.

우선 클립 결찰술 뇌동맥류 클립을 이용해 뇌동맥류의 경부를 결찰하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코일 색전술도 뇌동맥류의 주된 치료법으로 자리잡아가는 추세다.

박 전문의는 “코일 색전술은 혈관내로 도관을 삽입하여 동맥류 안에 특수합금으로 만들어진 코일을 넣어 뇌동맥류를 막는 방법이다. 수술방법은 동맥류의 위치나 모양, 크기, 출혈의 정도 등 여러가지 요소에 따라 결정되며 클립결찰술이나 코일색전술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또 뇌동맥류에 대한 수술을 시행한 후에는 뇌혈관의 수축이 일어나는 뇌혈관연축이나 수두증의 발생 유무에 따라 2차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선의 방법은 예방과 조기 진단이다. 뇌동맥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진 것이 많지 않다. 흡연, 고혈압, 동맥경화 등 혈관건강과 관련된 인자들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박 전문의는 “평소 혈관건강 및 기저질환 관리에 힘써야 한다. 스트레스 관리, 금연,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또 만약 위험인자를 갖고 있거나 직계 가족 중 2명 이상 뇌동맥류를 진단받은 적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뇌혈관 촬영을 받아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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