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라벨 제거없이 배출 수두룩

별도 마대나 안내문 없는 곳도

울산 아파트 25곳중 9곳 미실시

적극적인 홍보·참여 의식 절실

내달부터 집중 지도점검 예정

▲ 19일 울주군의 한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비치된 투명페트병 마대에는 라벨을 떼지 않은 채 배출하거나 페트병 안에 내용물이 차 있는 경우가 수두룩했다.
정부가 고품질 재활용원료의 확보를 위해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의무화 제도를 시행한 지 한 달이 다돼 가지만 홍보 부족과 시민 인식 부족으로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일 울주군의 한 아파트 분리수거장. 이곳에는 투명페트병과 플라스틱을 분리해서 배출할 수 있도록 각각 다른 마대가 비치돼 있지만 투명페트병 마대에 라벨을 떼지 않은 채 배출하거나 페트병 안에 내용물이 차 있는 경우가 수두룩했다. 유색페트병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아파트 경비원 A씨는 지난달부터 투명페트병을 분리배출하라는 안내를 받아 마대를 따로 제작했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남아있는 라벨을 떼거나 유색 페트병을 걸러내는 이중작업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25일부터 환경부가 재활용 가능 자원의 분리수거 등 지침을 개정하면서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제도가 의무화됐다.

이에 따라 300가구 이상 공동주택이나 150가구 이상 승강기 설치 등의 공동주택에서는 투명페트병의 라벨을 떼고 다른 플라스틱과 섞이지 않도록 분리배출해야 한다.

그러나 이날 찾은 남구의 또다른 아파트 분리수거장에는 아직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을 위한 준비조차 되지 않은 상태였다.

투명페트병과 플라스틱을 분리배출하기 위한 별도의 마대나 비닐봉투를 준비하거나 안내문을 부착해야 하지만 찾아볼 수 없었다.

실제로 최근 환경부 등이 울산지역 300가구 이상 공동주택 25곳을 대상으로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현장을 점검한 결과 9곳(36%)이 아직 미실시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제도 자체를 모르는 주민들이 여전히 많고, 인식을 하고 있더라도 라벨이 잘 제거되지 않는 페트병이거나 바쁘다는 핑계로 다른 플라스틱과 함께 배출하는 경우가 많아 보다 적극적인 홍보·계도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투명페트병은 플라스틱 중에서도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재활용품으로 재활용업체는 선별과 재생원료 처리 과정을 거쳐 분리 배출된 투명 페트병을 기능성 의류·가방 등에 쓰이는 의류용 원사로 만들거나 재생 용기로 재생산한다.

울산 지자체는 이달 중 300가구 이상 공동주택 등을 대상으로 현장 전수조사를 벌이고, 내달부터는 집중 지도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다만 올해 6월까지는 정착 단계인만큼 행정조치는 하지 않고 현장계도 위주로 진행할 방침이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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