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며 환경보호도…선한 영향력 전파 뿌듯”

10년전부터 건강위해 오르던 천마산

지난 태풍 마이삭에 쑥대밭 되자 속상해

아침마다 운동하며 쓰레기 줍기 시작

미화원 오해도 받았지만 이젠 ‘

▲ 울산 북구 천마산을 중심으로 울산 곳곳에서 각종 쓰레기를 수거하는 플로깅 운동을 벌이고 있는 최근영 울산자원순환사업협동조합 홍보실장.
“운동도 하고 쓰레기도 주으니 너무 뿌듯하고 추운 줄도 모르겠네요.”

최근영(44·북구 천곡동·울산자원순환사업협동조합 홍보실장)씨는 ‘플로깅 전도사’로 불린다.

플로깅(plogging)은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으로 스웨덴에서 시작돼 북유럽으로 확산됐다.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챙길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몇 년새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퍼지고 있다.

지난 18일 만난 최씨는 영하 7℃의 매서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 천마산에 올라 구석구석을 돌며 쓰레기를 주웠다. 그가 보여주는 10ℓ짜리 쓰레기봉투 안에는 빈 페트병에서부터 일회용 마스크, 비닐봉지, 담배꽁초 등이 가득차 있었다.

최씨는 이처럼 주말을 제외하고는 매일 아침 천마산에 올라 플로깅을 한 뒤 출근한다. 수요일에는 천마산과 함께 솔마루길에서도 플로깅을 한다. 쓰레기는 집으로 되가져와 재활용과 일반쓰레기로 분리배출한다.

최씨가 플로깅을 시작한 것은 태풍 마이삭이 울산을 강타한 지난해 가을이다. 10년 전부터 매일 아침 운동삼아 천마산을 오르고 있는 그는 “태풍으로 쓰레기로 뒤덮인 산을 보고 마음이 아파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제는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져 천마산의 유명 인사가 됐지만 처음엔 구청 공무원이나 환경미화원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 어느새 그를 따라 플로깅에 동참하는 사람들도 하나 둘 늘어나 천마산에는 자발적인 플로깅 등산객이 많아졌다.

최씨는 플로깅 활동 이전부터 기후변화와 환경보호 등에 관심이 많아 울산기후위기비상행동 운영위원과 수소산업진흥원 울산유치위원회 간사 등도 맡고 있다.

최씨는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것에 자긍심을 갖고” 매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 플로깅 사진을 올리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의 SNS 친구는 3000여명에 이른다. “앞으로도 플로깅은 평생 할 계획이며, 이제는 쓰레기를 줍는 것도 좋지만 안 버리는 방향으로 플로깅 운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