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기계공학과 김태성 교수, 서상진 연구원, 하도경 연구원(왼쪽부터).
용매(액체)의 증발 현상만으로 저분자 물질의 흐름을 제어하는 미세유체 칩 기술이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UNIST는 기계공학과 김태성 교수 연구팀이 시료 손상 없이 미세유체 칩 내부의 액체 증발 현상만으로 약물, 신경 전달 물질, DNA 조각과 같은 저분자 물질의 투입을 조절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병원균 검출이나 암세포 진단용 미세유체 칩은 액체 시료를 걸러내는 나노 박막과 시료 흐름을 제어하는 동력 장치나 화학적 자극이 필요하다. 그러나 매번 필터용 미세 박막을 새로 제작하거나 자극 조절 실패로 시료가 손상되는 등의 문제가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기존 방식과 달리 별도 동력 장치나 강한 자극이 필요 없어 시료에 손상을 주지 않고, 시료를 걸러내는 필터나 밸브 기능뿐 아니라 농축이나 펌프 기능도 가능한 다목적 제어 원천 기술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미세유체 관의 일부인 나노슬릿(Nanoslit)관 벽면의 미세한 틈에서 액체가 증발하면, 공간을 메우기 위해 액체 흐름이 증발이 일어난 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이용했다. 액체 속에 포함된 시료가 액체가 흐르는 방향에 따라 한곳에 모이거나 확산하는 원리다.

나노슬릿관 높이는 나노미터(㎚·10억분의 1m) 단위로 낮지만, 단면 길이는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단위로 길어 증발을 위한 유체 흐름 변화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태성 교수는 “미세유체 환경에서 저분자 전달 제어 기술은 바이오 분야뿐만 아니라 에너지 합성, 담수화 분야에서도 주목받는 파급력 있는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2월26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차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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