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까지 무서운 상승폭
이달들어 눈에 띄게 둔화
울주군지역은 하락 전환
집값 견인한 남구 보합세
부동산업계 ‘하락세’ 경고

▲ 자료사진

연초까지 전국 최고 오름폭을 기록하며 과열 양상을 보여온 울산 아파트값이 최근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울주군 지역은 5개 구·군 가운데 처음으로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했다. 지난해말 정부의 부동산 조정대상지역(규제지역) 지정 이후에도 꾸준히 오르던 남구 아파트값도 약보합세로 주저앉아 기세가 꺾였다. 울주군과 남구발 아파트값 조정의 나비효과가 예상된다.

4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통계에 따르면, 3월 첫째주(1일 기준) 울산 아파트값은 한 주새 0.09% 올라, 지난주(0.12%) 대비 상승폭이 눈에 띄게 축소됐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평균 상승률 역시 0.24%로, 울산의 아파트값 둔화세가 두드러졌다.

매주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울산 집값은 지난해 12월18일 중·남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이후부터 상승폭이 축소되고 있다. 규제지역 지정 전인 12월 둘째주 0.79%의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규제지역인 남구와 중구지역간 아파트 가격 주도의 흐름도 바뀌었다. 상승폭이 가장 컸던 남구지역의 경우 규제지역 지정 이전까지만 해도 3주 연속 1%대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3월 첫째주 0.03%의 상승률로 전주(0.05%)보다 오름폭이 더 둔화됐다. 남구 아파트값은 규제지역 지정 이후 매매가 끊기면서 사실상 보합권에 근접했다.

반면 중구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은 0.22%로 전주(0.24%)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부동산 규제로 아파트 매매시장이 위축되는 상황 속에서도 중구지역은 계속 집값이 오르고 거래가 활발한 모습이다.

국토부는 주간 아파트 상승률 0.2% 이상이면 ‘위험 단계’로, 0.3% 이상이면 ‘심각 단계’로 보고 해당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비규제지역인 북구지역 아파트값이 오르는 ‘풍선효과’도 꺼지지 않고 있다. 북구 아파트값은 0.20% 올라 전주(0.21%)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북구지역 역시 주간 아파트 상승률 0.2% 이상의 ‘위험 단계’ 지역이다.

이에 반해 비규제지역인 울주군의 아파트 가격은 -0.02% 내려 지역에서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울주군지역은 지난 6월29일(-0.03%) 이후 상승세로 돌아선 뒤 7개여월 남짓만에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동구지역 아파트값 상승률도 0.02%로 전주(0.05%)에 이어 둔화세가 역력해 하락 전환을 앞두고 있다. 농어촌 지역이 많은 울주군과 조선업 불황 직격탄을 맞은 동구지역은 아파트값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낮아 더 빨리 가격이 떨어지는 지역이 된 셈이다.

지역 부동산 업계는 그동안 지역 아파트값이 오를 대로 올랐다면서 하락 추세 전환의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미 남구지역을 중심으로 고가 아파트의 급매물이 쏟아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급등한 아파트값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가 커졌고, 금융권의 대출규제 강화, 정부의 부동산 대책 강화 기조 등도 추가적인 상승을 제약하며 주택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올해 들어 거래량이 많이 줄었다. 매매보다는 전세 거래가 많고, 중·대형 보다는 소형 평수를 많이 찾는다. 기존 매물이 워낙 고가에 책정돼 있어서 1억원씩 낮춰서 거래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아무래도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면서 거래보단 관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편 3월 첫째주 울산 아파트 전셋값 평균 상승률은 0.17%에 그쳤다. 그런데 울산 남구의 경우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소폭 줄었지만, 전세가격 상승률은 전주 0.07%에서 3월 첫째주 0.10%로 상승폭이 더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