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대변인 “논의 진행 중” 기자회견 답변 파문
국무부 고위관리 “논의 없었고 지금도 안해” 정정
보이콧 강행해도 선수 아닌 정부대표단 불참 전망

▲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연합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보이콧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발언이 나온 직후 국무부의 다른 고위관리가 해당 발언을 정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국무부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이 동맹과 베이징올림픽 공동 보이콧을 협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분명히 논의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조율된 접근이 우리의 이익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동맹 및 파트너의 이익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우리가 이해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지금과 향후 모두 의제에 올라있는 이슈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동맹과 언제 논의의 결론을 맺게 되느냐는 질문에 “2022년 일이고 아직 2021년 4월이라 시간이 남았다. 시간표를 제시하고 싶지 않지만, 논의는 진행 중”이라고 했다.

그는 답변하면서 신장 지역 집단학살을 비롯해 중국에서 지독한 인권침해가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대중 압박조치 하나로 베이징올림픽 공동 보이콧 카드를 쥐고 있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중국 정부와의 관여에 있어 경쟁, 대립, 협력의 세 가지 측면이 있다면서 지난달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중의 첫 고위급회담에서 세 가지가 모두 제시됐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의 대중접근은 계속 두 가지로만 유도될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동맹 및 파트너와 공유하는 이익을 포함한 우리의 이익이고 동맹 및 가까운 파트너와 공유하는 우리의 가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은 곧 정정됐다.

CNBC방송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 복수의 매체는 이날 익명의 국무부 고위관리가 ‘보이콧 검토’를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매체들에 보낸 성명에서 “2022년 올림픽 관련 우리의 입장은 변함없다”라면서 “동맹국 및 협력국과 공동 보이콧을 논의하지 않았고 (현재도) 논의하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 보도와 달리 대변인도 (보이콧을 논의했다고) 말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동맹 및 파트너들과 중국과 관련한 공통의 우려를 정기적으로 논의하며 공유된 접근법이 언제나 우리의 이해관계 속에 있음을 인지하고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라이스 대변인도 브리핑 후 트위터에 “말씀드린 대로 베이징올림픽 관련해 발표할 사항이 없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는 “2022년까지 시간이 남았다”라면서 “중국과 관련해 공통의 우려를 정의하고 공유된 접근법을 확립하고자 동맹 및 파트너와 지속해서 밀접히 상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림픽 보이콧은 체육을 정치화해 올림픽 헌장을 위반한다는 논란을 넘어 국내 정치에서도 상당한 파문을 몰고 올 변수로 주목된다.

일생에 한 번밖에 없을 수도 있는 자국 선수들의 도전 기회나 국민의 올림픽 시청권이 기본권으로 여겨지고 있는 까닭에 정부가 앞장서 이를 박탈한다면 여론의 반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배경에서 전문가들은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이 강행되더라도 선수단의 출전거부가 아닌 정부 대표단 불참과 같은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본다.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이 캐나다, 영국, 호주 등과 함께 정부대표단을 보내지 않거나 대표단의 급을 하향하는 식의 ‘외교적 보이콧’에 나설 가능성이 60%라고 내다봤다.

이 경우 일본과 인도, 한국 같은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은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으리라고 전망된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유라시아그룹은 선수들 참가를 막는 방식으로 보이콧에 나설 가능성은 30%라고 진단했다.

미중 긴장이 누그러지면 공식적 보이콧은 하지 않고 각국 정상이 일정상의 이유를 들어 불참할 수도 있는데 이런 가능성은 10%라고 보고서는 관측했다.

미국은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월 말 브리핑에서 베이징올림픽 참가와 관련해 최종결정이 내려진 게 아니라는 뜻을 표명해 관련 논의가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나아갔다.

이에 중국은 신장 인권침해를 부인하며 “스포츠를 정치화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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