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김필희 그라피티 작가

올해 하반기 개인전시회 준비

비보이 그룹 합동작업도 계획

코로나 종식돼 문화 발전하길

▲ 김필희 그라피티 작가
“울산에서 주로 작업을 진행하지만, 원래 그라피티라는 것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일을 하는 예술이라고 할까. 그런데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정말 손발이 꽁꽁 묶여 있었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아요.”

그라피티 작가 김필희씨는 지난 한해를 창살 없는 감옥에 갖혔던 것 같다고 표현했다. 평소 바쁘게 전국을 돌아다니며 작업을 했지만 지난해 모든 행사가 취소되며 움직일 곳이 없었다고 한다. 울산에서 조차 네 번의 행사만 치렀다. 그것도 한 번은 비대면 행사로 열었다.

“작품을 못하니 결국 생계를 위해 인테리어를 하는 곳을 찾아갈 수 밖에 없더라고요. 나쁘진 않았어요. 먹고 살아야 하니까요. 하지만 개업하는 가게보다 폐업하는 가게가 더 많아 그것도 사실 힘들더라고요.”

그가 또 선택한 것은 영화나 드라마 배경에 그라피티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찾아가 그리는 것이었다. 현재 개봉 중인 영화 ‘더 박스’와 드라마 ‘마우스’에는 그가 그린 작품이 영상에 나온다.

고정된 넓은 공간이 있어야 하는 그라피티라는 작업의 특성상 지금도 작업 공간을 찾아 전국을 돌며 일을 찾고 있지만 지난해도 올해도 정부나 지자체의 예술인·프리랜서 코로나 지원 혜택은 받지 못했다. 소득이 줄어든 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매출기록이 없으니 소득증명을 할 방법이 없어요. 그나마 다행인 건 이런 어려움을 알고 개인전을 열어준 갤러리도 있고, 코로나로 개인전 기간도 더 늘어난 것도 혜택 아닌 혜택이라고 할 수 있죠.”

올해 하반기에도 그는 울산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유일한 그라피티 작가로서 또 한 번의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또 코로나 상황을 지켜보며 비보이 그룹과 합동 작업도 계획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빨리 사라져서 많은 행사가 열려 울산의 문화가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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