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상의 제170차 경제포럼

‘공간 넘어 삶바꾸는 도시재생’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 특강

“신도시 및 대단지 개발은 저성장시대의 인구감소와 연쇄공동화 현상에 따라 도시재생의 해법이 될 수 없어요. 더 이상 신도시 건설과 새로운 개발보다 빈곳 채우기에 집중해야하며, 사람이 핵심이고 분권이 관건인 만큼 권한이양과 통합행정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정 석 교수는 울산상공회의소(회장 이윤철)가 15일 오전 10시에 실시간 온라인 강의로 진행한 제170차 울산경제포럼에서 ‘천천히 재생-공간을 넘어 삶을 바꾸는 도시재생’이라는 주제강의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는 오랜기간 ‘개발시대’를 지나 ‘재생시대’에 접어들었고 내 몸과 마음을 다루듯, 도시와 국토를 잘 보듬고 살리는 방법을 강구해야만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재생이란 되살리는 것을 말하는데 도시재생은 도시만 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민 한사람 한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도시가 되살아날 수 있다”고 말하며, “작게는 내 몸부터 크게는 국토까지 하나로 볼 필요가 있으며 서울과 수도권의 대도시 재생보다 중하고 시급한 것이 지방의 농산어촌 시골의 재생”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사람이 없어 소멸의 위기를 겪는 농산어촌 마을에 필요한 것은 건물이 아닌 사람으로, 젊은이들이 와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며 살 수 있도록 여건과 일자리를 만든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귀하고 중한 도시재생의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개발 단위를 ‘크게’ 잡고, ‘신’도시를 짓거나 ‘재’개발 삼총사가 종횡무진하는 ‘크신재’ 대신, 필지 단위로 개발 규모를 ‘작’게 만들고 새로 짓지 말고 ‘고’쳐쓰며 도시를 확장 시키는게 아니라 빈 곳을 ‘채’우는 ‘작고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일본의 도시재생을 넘어 지방창생을 위해 펼친 ‘지역부흥협력대’ ‘고향납세제도’에 대한 소개와 벤처회사가 시골에 들어간 이야기, 일자리를 위한 도시, 인구 위기를 마을에서 해결한 이야기 등을 사례로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로컬 지향의 새로운 트랜드와 청년 및 장년 인구의 U턴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6년간 인구순유출을 보이고 있는 울산지역에 대한 조언으로 동경의 오래된 공장마을의 재생 사례를 소개했다.

정 교수는 “도시재생은 무심한 잉여와 절절한 결핍이 만나 개발과 재개발 대신 우리에게 있는 자산들을 고치고, 채우고, 잇고, 열고, 나누는 것을 통해 우리의 생명력을 다시 찾는 것”이라고 말하며, “도시도 인생처럼 ‘차근차근 천천히’ 가꿔야 한다”고 강조하며 강의를 끝맺었다. 김창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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