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모시고 공경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자식의 도리다. 경로효친 사상을 인륜의 근간으로 맥맥히 이어져 온 동방예의지국이었던 우리나라가 급변하는 시대조류에 휩쓸려 그 사상이 언제부터인지 퇴색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서양에서 제정한 어머니 날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뿌리를 내리고 꽃한송이 가슴에 달아주는 것으로 효를 대신하고 있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가정이 본래적인 기능을 잃어버리고 정신이 황폐해 진 것이 누구의 잘못이라고만 할수가 없다. 우리국가 사회 모두의 책임이다. 가정교육에서부터 학교교육, 그리고 사회교육 그 모든 교육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볼수있다. 도덕과 윤리가 붕괴되고 물질문명에 인간성이 황폐하게 된 것이다. 그런 가정에서 가족들이 행복할수는 없는 것이다. 자녀들은 자신도 모르게 폭군으로 자라나고 가정의 기둥인 가장은 아무런 힘도 없으며 아내들은 불안하다. 여기에다 노인들은 가정에서 밀려나 길거리를 방황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가족의 핵이 되어야 할 부부는 사랑과 우애의 관계로 발전하기 보다 갈등과 증오, 나아가 폭력관계로 변질되어가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보게 된다. 여기에 부모와 자녀관계 또한 친밀감과 존경심 보다 과잉보호와 과잉의존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가정의 축이 되는 부부관계, 부모 자녀관계가 흔들리게 되고 따라서 가정이 흔들리면서 우리사회가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사람사는 방식이 달라진다 해도 핏줄로 이어진 가족관계는 변질 될수가 없다. 그래서 옛날의 가족관계가 좋았다는 말은 현재 우리의 가족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는 것을 뜻한다. 부모와 자식, 자식과 부모는 피를 나누어 가진 천륜이다. 그 천륜이 바뀌어 가는 듯한 잘못된 현상이 지금 우리사회의 병폐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실은 우리사회가 불신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증거요 불안하다는 증거가 아닐수 없다.

 안정감이 없는 가정, 불안이 팽배한 사회, 확신이 없는 나라의 미래는 인간의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우리사회의 흐름과 분위기를 바꾸어 나가야 한다. 우리는 많은 선물보다 부모님 가슴에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마음의 어버이 날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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