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경제적으로 성장한 우리 나라가 국민복지차원에서 교육·의료 문제와 함께 아직 풀지 못한 숙제가 있다. 그것은 노인복지이다. 우리 나라는 전통적으로 어른을 섬기는 나라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핵가족화가 되면서 이런 전통이 많이 바뀌어 부모와 함께 살려는 젊은이들이 많지 않다. 또 부모들도 가능하면 자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자식들과 함께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런데 노인들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은 이렇게 변했는데도 국가제도는 변하지 않고 있다. 아직 정부는 부모를 모시는 자식이 효자라면서 노인들에 대한 공양을 대부분 자식들에게 맡기고 있는 형편이다. 20∼30여 년 전만 해도 우리 나라 노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노인들로 평가를 받았다. 늙어서 자식들의 존경을 받으면서 손자들을 돌보면서 사는 우리 나라 노인들을 서양 노인들이 몹시 부러워했다. 그러나 요즘은 사정이 달라져 늙으면 자식들의 존경은 고사하고 갈곳이 없는 곳이 우리 나라 노인들이다.

 공업도시 울산은 근로자들이 많기 때문에 타 도시에 비해 노인 인구가 적다. 전체 인구대비 노인의 비율을 보면 타 도시 평균이 7.2%인데 반해 울산은 4.1%밖에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실제로 노인 문제에 대해 울산시가 그 동안 소홀히 한 점이 있다. 경로시설만 해도 울산의 상대도시로 볼 수 있는 대구와 광주가 노인복지회관과 양로원 등이 10개나 되는데 반해 울산은 그 절반도 되지 않는 4개에 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울산의 노인들 중에는 집을 나서도 갈곳이 없어 서성 되는 사람들이 많다. 태화교 아래와 학성공원에 가 보면 시름없이 세월을 보내는 노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노인들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용돈이다. 우리 나라 대부분의 노인들은 용돈을 정부 지원금이나 자식과 친인척이 한푼씩 주는 돈으로 충당하는데 이 액수가 너무 적다. 따라서 노인들이 가장 바라는 것이 자신들이 일을 해서 용돈을 벌 수 있는 근로기회를 갖는 것이다. 그러나 울산에는 노인들이 일을 할 수 있는 공공장소가 한곳도 없다. 우리 모두는 미래의 노인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울산시가 노인복지시설의 확충을 위해 힘쓰고 우리모두가 노인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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