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동안 울산항의 체선율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가 되었다. 문제는 부산과 인천등 다른 항구가 최근들어 항만 시설의 확충으로체선율이 크게 줄었는데도 울산항만 뒷걸음 질 하고 있다는 데 있다울산항의 경우 항만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오히려 줄었는데도 체선율이 늘어났다것도 문제다. 이것은 그 만큼 울산항이 제 기능을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울산항의 기능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이 신항만 건설이다. 그러나 울산지방해양수산청이 최근 해양부에 올린 내년도 예산에는 신항만 건설 잔여액이 빠져 있어 신항만 건설 사업이 늦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울산항의 신항만 건설이 빨리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이처럼 늘어나는 체선율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체선율이 늘어나면 우선 울산항으로 들어오는 배들이 불편을 겪게 된다. 요즘 울산항을 이용하는 배들의 경우 평균 체선 시간이 12시간 정도 되는데 이 시간은 다른 항구의 체선 시간에 비해 훨씬 길다.

 체선율이 늘어나면 물류비용이 늘어나고 물류비용이 많아지면 상품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국제경쟁에서 뒤지게 된다. 따라서 울산항이 체선율을 낮추지 못하면 결국 울산항을 이용하는 선박이 줄어들어 3류항이 될 수밖에 없다. 울산시가 신항만 건설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울산시는 당초 21세기 환태평양 시대가 되면 울산항의 역할이 더욱 크질 것으로 분석하고 이에 상응하는 항만 시설을 갖추기 위한 신항만 건설 사업을 세웠다.

 그러나 울산시의 계획과는 달리 신항만 건설 사업이 이렇게 늦어지고 있는 것은 정부의 예산 지원이 안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의 신항만 구상을 보면 울산항이 홀대를 받고 있다. 사업의 우선 순위에서 울산항은 가까운 부산항은 물론이고 포항과 군산보다 뒷자리에 있다. 이 때문에 울산시는 신항만 건설사업에 민자유치를 유도하고 있지만 이 역시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그 동안 울산이 국가경제발전에 크게 이바지 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울산항의 역할이 컷다. 울산항이 21세기 환태평양 시대를 맞아 다시 한번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울산항의 신항만 건설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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