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의 노동계가 정부의 월드컵 무분규 방침을 임·단협 요구를 위한 호재로 삼을 것이라는 소식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시민들로서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제일의 공업도시 울산은 노사문제가 발생했다하면 그 파급 효과가 전국적이 되어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울산의 노조가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이런 양상은 전국적인 현상으로 민주노총은 이미 월드컵 대회 직전인 5월 하순에 각 사업장의 임금 .단체협상 시기를 집중시키고 자신들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연대 파업을 벌이기로 방침을 세웠다. 한국노총도 주 5일 근무제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쟁의조정 신청을 5월 하순으로 집중시키고 있다. 이런 현상은 울산도 마찬가지로 현대자동차와 중공업이 현재 협상을 진행중에 있고 또 동강·울산대종합병원 등 보건의료노조와 세종공업 등 금속노조 울산지부도 쟁의 조정을 신청해 놓고 있다. 또 개별 협상을 하고 있는 민주택시노조도 전액관리제에 의한 월급제 등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이달 말 부터 연대파업에 들어갈 방침을 세우고 있어 울산 역시 월드컵 직전에 노사문제의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민주국가에서 노조의 활동은 법으로 보장돼 있다. 그런데 문제는 노조가 굳이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국제적 행사인 월드컵을 볼모로 파업을 강행하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온국민이 심혈을 기울여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르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월드컵은 이미 수년간에 걸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국가적인 사업으로 준비해왔다. 따라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온 국민의 땀과 정성의 결정체인 월드컵 대회를 흠집내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노조의 파업으로 만의 하나 월드컵 개최에 차질이 빚어지고 사회적 혼란이 조성된다면 그처럼 불행하고 실망스러운 일이 있겠는가. 물론 대부분의 국민들은 일부 노조의 강경 기류에도 불구하고 월드컵대회에 찬물을 끼얹는 극단적인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와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울산에서 부터 임단협 협상을 벌이면서 월드컵 대회를 볼모로 하는 일은 없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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