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원전) 비리로 야기된 전력난이 계속되고 있다. 숨쉬기도 어렵게 하는 후텁지근한 장마철 무더위 속에서 억울한 일까지 겪으면 더욱 숨이 막힐 것이다. ‘眞聖女大王 居陁知(진성여대왕 거타지)’ 조에는, 진성여왕이 등극한 지 수년 만에 유모 鳧好夫人(부호부인)과 그 남편 魏弘(위홍) 등 3, 4명의 총신이 권력을 擅斷(천단
여름이면 한 번쯤 겪게 되는 것이 가뭄이다. 장마철에 가뭄을 언급하는 것이 느닷없는 일처럼 느껴지겠지만 가뭄이 여름의 대표적 일기 현상의 하나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旱魃(한발)과 洪水(홍수)는 성격이 대척적이지만 둘 다 자연의 재앙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嘉禾未秀半焦枯(가화미수반초고): 좋은 벼가 꽃도 못 피우고 반쯤 타서 말랐는데 但問來雲作雨無(단문래
장마가 시작된 지 열흘이 지났는데도 비다운 비는 내리지 않고 마른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기상청에서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여름은 예로부터 홍수나 가뭄이 닥쳐와서 막대한 피해를 준 사례가 많았고, 특히 장마에는 큰물로 인한 災害(재해)가 끊이지...
음력 오월도 이제 下旬(하순)에 접어들고 있다. 유난히 선홍빛 색깔을 자랑하는 석류꽃은 綠陰(녹음)이 산하를 뒤덮는 이 시절에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족하다. 그래서 옛 사람도 발그레한 석류꽃에 관심을 기울인 모습이 捕捉(포착)되고 있다. 어젯밤 비 온 후에 석류꽃이 ...
요즘 시장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양념 중 하나인 마늘이 한창 出荷(출하)되고 있다. 檀君神話(단군신화)에도 등장한 마늘은 일찍부터 그 독특한 냄새와 함께 藥理作用(약리작용)이 강조되어 왔다. 서양에서도 마늘은 빵에 첨가하든가 음식의 조미료로 활용되고 있지만, 마늘 없는 김치를 상상할 수 없듯이 한식 재료에서 마늘이 사라진다면 조리사는 막막한 처지에 빠지고
파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밥상을 채워준 대표적인 채소이다. 그 잎은 날로 먹거나 김치를 담그고, 또 다른 음식의 양념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말린 파의 밑동과 비늘줄기를 葱白(총백)이라고 부르는데, 약재로 인정하여 强壯(강장)과 利尿(이뇨), 發汗(발한)과 驅蟲(구충)에 사용하고 있다.有號水晶葱(유호수정총): 파 중에는
여름 채소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가지이다. 果菜(과채)로서는 흔하지 않게 보랏빛 꽃을 피우고 또 그 빛깔의 열매를 맺는 가지는 차가운 성질 때문에 解熱(해열)과 炎症(염증) 완화 등의 효험이 알려져 있다. 韓致奫(한치윤·1765~1814)의 (해동역사)에서는 茄子(가자, 가지)에 대해 신라 때의 품종으로 모양이 계란과 같고 광채가 있으며,
예전에는 먹을 게 부족하여 목구멍에 풀칠하기도 어려워서 푸성귀로 배를 채우기만 해도 뿌듯하게 느끼면서 이밥에 고깃국을 실컷 먹는 것을 願(원)으로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중년에 아랫배가 불뚝 나오면 社長(사장) 스타일로 여기며 부러워하던 때였다. 지금은 대다수의 사람이 肥滿(비만)을 염려하면서 다이어트(diet)에 관심을 가지고 영양과다와 과체중을 걱정하며
오늘은 일년 가운데 가장 陽氣(양기)가 강하다고 하는 夏至(하지)이다. 陰陽(음양)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늘 움직이고 변화하기 때문에 그 기틀을 포착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양이 가장 강한 때가 바로 음의 시발점이 된다고 하였거니와, 이런 생각은 만물의 榮枯盛衰(영고성쇠)를 설명하는 지침이 되어 왔다. 冬至(동지)가 양의 시발점이듯이 하지도 음의
요즘은 과일에 철이 없어진 지 오래다. 전래동화나 설화에서 흔히 못된 계모가 전처 所生(소생)의 자식을 虐待(학대)하기 위해 설정되던 ‘한겨울에 딸기 구해 오기’라는 모티프(motif)는 이제 더 이상 說得力(설득력)을 갖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孝行(효행)의 상징처럼 알려져 온 ‘겨울에 죽순 구하기’나 ‘얼음 속에서 잉어 구하기’도 어렵지 않은 일상사가
이제 곧 黃梅雨(황매우)가 내리고 여름 장마가 시작될 것이다. 요즘 시중에는 누렇게 익은 梅實(매실)이 매물로 나와서 선택해 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매화나무는 이른 봄의 추운 날씨 속에 꽃을 피워 계절의 변화를 알려 줄 뿐 아니라 그 열매는 다양하게 활용되는 食藥材...
校庭(교정)에 새로 돋아난 竹筍(죽순)이 하늘을 찌르며 자라고 있다. 지금쯤 太和江(태화강) 가의 십리대밭에도 여기저기 뾰족뾰족한 죽순 부리가 돋아 있을 것이다. 죽순은 대나무의 효과적인 번식 방법이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입맛을 돋우는 제철의 음식재료쯤으로 여기고 있다. 울산시에서는 태화강 십리대밭에서 나는 죽순의 불법채취를 막기 위해 환경감시단원 등으로 구
요즘 붉은 석류꽃이 환하게 피어서 사람의 눈길을 끈다. 예전에는 이 꽃의 開花(개화)를 매우 인상적으로 생각한 까닭에 음력 오월을 榴月(유월), 榴夏(유하)라고 일컫기도 하였다.昨夜南州五月風(작야남주오월풍): 어젯밤에 남쪽 고을에 오월의 바람 불어 榴花無數放鮮紅(유화무수방선홍): 석류꽃이 무수히 선홍 빛깔로 피어 있네. 斜陽一抹疏簾外(사양일말소렴외): 성긴
단오 풍속의 백미는 한복을 차려 입은 여인이 디딤판과 두 줄에 온몸을 의지하여 하늘을 차며 노는 그네뛰기라고 할 것이다. 필자는 중학교 음악시간에 “세모시 옥색치마 금박물린 저 댕기가/ 창공을 차고나가 구름 속에 나부낀다/ 제비도 놀란 양 나래 쉬고 보더라”라는 가곡 (김말봉 작시, 금수현 작곡)를 배우면서, 단옷날마다 마을 앞의 防川(방천) 나무에
오늘은 端午(단오, 端陽, 수릿날)이다. 이날 중국에서는 鞦韆(추천, 그네뛰기)뿐 아니라 汨羅水(멱라수)에 빠져죽은 楚(초)의 충신 屈原(굴원)의 혼령을 위로하기 위해 강물에 ‘粽子(종자, 쫑쯔)’를 던져 넣는 풍속이 전승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그네뛰기, 씨름, 창포물에 머리 감는 풍속이 전해진다. 쭝쯔는 고려시대에 角黍(각서)로
요즘 한창 싱그러움을 자랑하는 靑山(청산)은 綠水(녹수)와 어울려 아름다운 자연을 구성하는 핵심요소이다. 도회에서 회색빛 콘크리트 덩어리 속의 칸막이에 갇혀 사는 현대인은 주말과 휴일을 이용하여 등산이나 낚시를 하며 심신에 쌓인 殘滓(잔재)를 씻어내고 있다. 이렇게 몸...
모내기는 농민뿐 아니라 다른 方面(방면)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일차산업이 생산의 중심을 이루던 시대는 지났으나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식량 생산의 중심인 모내기의 중요성을 看過(간과)할 수 없다. 요즘 농촌에는 모내기가 한창이다. 심은 모나 밭작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농민은 씩씩하게 성장하는
‘農者天下之大本(농자천하지대본, 농사는 천하의 큰 근본이다)’이라는 말은 長久(장구)한 세월 동안 농업을 근간으로 살아 온 東洋(동양)의 사회, 문화적 현상에 대한 인식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文句(문구)이다. 서양의 농업이 小麥(소맥, 밀) 중심의 밭농사였다고 한다면 동양에서는 水稻(수도, 벼)가 농사의 중심이었다고 이를 만하다. 벼농사에서 중요한 過程(과정
남녘의 들판에는 모내기가 한창이다. 필자가 어릴 때만 해도 水利安全畓(수리안전답)이 아닌 천둥지기에 가뭄이 들면 농사꾼은 물을 구하느라 동분서주하며 발을 동동 굴렀고 들판에는 물싸움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온갖 속을 다 썩이다가 장맛비라도 쏟아지면 농부는 늦모를 심...
요즘 出退勤(출퇴근)하다 보면 굽이진 길모퉁이에 선 한 그루 뽕나무 가지에 검고 붉은 오디가 조롱조롱 매달려 있다. 어린 시절에 우리 집은 蠶室(잠실)을 갖추고 養蠶(양잠)을 하였으므로 뽕나무와 오디는 가까이에서 접하는 일상 사물의 하나였다. 길가에 선 뽕나무가 누에를 키우기 위해 일부러 심은 것이 아님을 알고 있으므로 필자는 잘 익은 오디를 따서 입에 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