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는 올해 2월부터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라는 이름으로 기획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울산 5개 구·군에 조성된 역사·문화유적지나 시설, 기념관 등 중에서 시민들에게 외면받거나 잊혀지고 있는 곳을 찾아 운영 현황 등 실태를 알아보고, 주민 휴식처이자 다양한 연령의 관람객이 고루 찾는 역사·문화공간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모색 중이다.중구 외솔기념관을 시작으로 남구 처용암, 북구 기박산성 의병역사공원, 남구 충숙공이예홍보관, 중구 고복수음악관, 울주군 이이벌 역사문화관, 중구 수운 최제우 유허지까지 총 7곳의
“요새 울산 시내에서 KTX울산역까지 택시를 타면 한 2만원 나오나요?”올해 초 민생토론회를 위해 울산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렇게 도심과 멀리 떨어진 곳에 KTX역을 둘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해결책 마련을 약속했다. 그는 “‘세상에 KTX역까지 이렇게 돈이 많이 나오는 도시도 있나’ 그런 생각을 했다”고 말해 시민들의 공감을 얻어냈다.울산 시민에게 KTX울산역과 도심간 연결 문제는 어느새 ‘당연한 불편함’으로 익숙해졌다.KTX를 이용하기 위해선 1만원 이상 택시비를 지불해야 한다. 승용차를 가져간다면 주차도 쉽지 않다. 리무진
경남 양산시는 원자력발전소와의 악연이 깊다. 양산 지역 주민들은 지난 2012년과 2014년 잇달아 고리1호기 폐쇄를 정부에 촉구한데 이어 2016년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허가되자 반발하는 등 반원전 정서가 지역 사회 전반에 팽배해 있다.양산시와 불과 11㎞ 떨어진 곳에 원자력발전소 10여기가 밀집해 있다. 때문에 주민들은 아무리 안전성이 담보돼 있다 하더라도 자칫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는 불안감을 항상 떠안고 살아간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기점으로 원전 불신이 팽배해지자 양산
필자가 중·고등학교를 다녔던 1980~1990년대 울산에는 문화예술 활동을 위한 변변한 공연·전시시설이 없었다. 문화시설이라고 해봐야 중구 성남동에 모여 있던 천도극장, 태화극장, 시민극장, 울산극장 등 영화극장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당시 ‘시내(성남동)에 친구들과 영화 보러 가는 것’은 학창시절 큰 즐거움이자 그 시절 울산에서의 사실상 유일한 문화활동이었다.연극, 뮤지컬, 클래식 공연, 미술작품 전시회 등을 관람한다는 것은 꿈도 못 꿨던, 울산과는 거리가 먼 얘기였다. 그러다 1993년 고교 3학년 때 KBS울산방송국
최근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프라모델 조립에 푹 빠졌다. 프라모델이란 플라스틱+모형(모델)의 합성어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조립식 모형을 뜻한다. 프라모델은 상당히 정교한 물건이고, 조립을 진행하는 과정에 많은 의미들을 담고 있다. 그만큼 조립 설명서에 따라 확실한 단계를 밟아야 비로소 완성체가 된다.그런데 이제 막 8살이 된 고사리손에 정교함을 바라는 것은 무리였을까. 설명서를 꼼꼼히 살피지 않고 억지로 부품을 끼워 맞추고, 로봇 모형을 빨리 완성해내기 위해 투명 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였다. 아들의 프라모델은 얼마가지 않아 무너
경남 양산시민들은 하염없이 사법 불편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시민들이 겪는 사법 관련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양산시는 행정구역상 경상남도에 속하지만, 관할 사건은 울산지방법원·울산가정법원과 울산지방검찰청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행정 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해 창원지방법원 양산지원 설치가 추진 중이지만, 근거가 될 법률 개정이 늦어지면서 제자리걸음이다. 더욱이 총선 이후 현 국회 임기가 종료되면 개정안들이 자동폐기될 수밖에 없어 시민들의 불편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국민의힘 윤영석(양산갑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주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 모듈 원전) 관련 규제 신설을 포함하는 2024년 주요 정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원안위는 발 전 중인 SMR 기술 수준에 맞는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안전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차원에서 규제를 신설한다고 설명했다. 원안위는 이번 규제 구축이 개발을 제한하는 게 아니라 개발 과정에서 담보돼야 하는 안전성을 위해 미리 틀을 만드는 의미라고 덧붙였다.SMR은 대형 원전(1000~1400MWe급)이나 중형 원전(300~700MWe급)보다 출력이 작은 원전을 말
“그저 기념메달만을 따기 위한 경쟁 일변도의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사업을 계속 할 필요가 있을까요.”신년 들어서도 인기몰이 중인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사업에 대한 지역사회 안팎에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보 ‘영남알프스 완등 경쟁 과열주의보’ 제하 기사 보도 이후 본보 홈페이지와 SNS상에서는 완등 인증사업에 대한 성토와 대안 마련을 촉구하는 글들이 이어졌다.대표적인 게 과열경쟁으로 인한 등산로 훼손과 쓰레기 투기, 등산로 주변 마을의 주차난 등 민원이다. 가지산을 비롯한 영남알프스 주요 산들은 완등 인증사업 시행 후 등산객들이
반나절이면 전국을 오갈 수 있는 시대가 열리면서 지역 의료 붕괴가 가속화하고 있다. 지역 의료진이 굳이 서울의 대형병원에 힘들여 갈 필요가 없다고 만류해도 환자의 의지를 꺾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후 서울대병원 전원 문제로 지역 의료진의 가슴은 한층 더 무거워졌다. 부산에 있지만, 전국 17개 권역외상센터 가운데 상위 3개에만 부여되는 최고 A등급을 4년 연속 받은 최고 지역의 최고 병원을 버리고, 서울대병원으로 날아가며 지역 의료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몸소 보여줬다.당에서는 이 대표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대한민국 문화도시’ 후보지로 진주시와 통영시 등 13곳을 선정, 발표했다. 이 사업에는 4년간 200억원이 투입된다.문화도시는 문화예술, 문화산업, 관광, 전통, 역사 등 지역별 특색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지역의 문화 창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이 지정하는 도시를 말한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차에 걸쳐 ‘법정문화도시’를 지정하고 도시별 특성에 따라 5년간 국비 최대 100억원을 지원하는 등 지방비 포함 20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
지난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195개국이 협정을 체결했다. 협정의 골자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2℃ 이하로 막기 위해 마지노선을 1.5℃ 이하로 정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다. 세계 각국이 기온 상승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려는 것은 기후 변화에 따른 재난을 막기 위해서다. 기온이 2℃ 이상 오르면 폭염은 8배 이상, 집중호우와 가뭄은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측하기 어려운 대기 불안정으로 인한 기온 급하강이나 폭설 같은 재난도 겪을 수 있다. 2004년
울산 울주군 온양읍이 요즘 한수원 새울원자력본부가 지원하는 ‘사업자 지원사업’ 때문에 시끄럽다. 온양지역 곳곳에는 “한수원은 사업자지원금 투명성 제고 위해 제도 개선하라”, “원전사업지원금 집행내역 주민들에게 공개하라” 등의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원전지원금을 놓고 주민들, 또 주민단체 간 사분오열 양상이다.조용하던 동네가 갑자기 왜 이렇게 됐을까. 발단은 새울원전이 하반기에 2024년도 사업자지원사업 공모 접수를 완료하고, 내년 사업계획서를 한수원에 제출하면서다. 원전지원금으로 이뤄지는 사업은 기본지원사업, 사업자지원사업, 특별지
울산 도심이 한순간에 암흑천지로 변했다. 옥동·무거동·신정동·범서읍 구영리·굴화 등 지역 15만5000여 가구에 갑작스럽게 전기가 끊기자 시민들은 이유도 모른채 불안에 떨어야했다.남구 신복교차로 등 주요 도로는 신호등이 꺼져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보행자들이 신호없이 횡단하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엘리베이터에 갇히고, 병원·마트 업무 중단되고, 식당예약은 취소되는 등 그야말로 혼돈 그자체 였다. 재난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1시간 50분여간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일어난 지난 6일 울산 남구와 울주군 도심 중심가에서 발생한 실제상황
신라 643년에 태화사와 함께 세워졌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됐던 태화루가 2014년 3월에 전통 건축양식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산업도시로만 알려졌던 울산에 밀양의 영남루(보물), 진주의 촉석루(경남 유형문화재)와 함께 영남의 3대 누각으로도 알려진 태화루가 다시 위용을 나타내며 역사를 이어가는 도시로 자긍심을 가져왔다. 이런 태화루에서 지금까지 다양한 문화행사도 열렸다. 우리 전통춤과 음악을 선보이는 누각 상설 공연과 시민들의 인문학 감성을 가득 채울 태화루 인문예술 아카데미, 지역 예술인의 작품을 소개하는 태화루 열린 갤러리
한반도 새해 첫 일출 장소 ‘타이틀’을 놓고 이웃사촌인 경남 양산시와 울산 울주군 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양 지자체가 새해 해맞이 행사의 의미를 ‘최초’와 ‘원조’에 두고 있는 모양새다. 양산시가 천성산 정상 원효봉(922m) 일대를 해맞이 관광자원화하는 사업을 추진하자, 울주군은 서울 등 타 지역에서 대대적인 홍보활동과 행사 콘텐츠 보강 등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양산시는 천성산 원효봉 정상부 일대에 일출조망대(돌 제단)인 ‘천성대’를 당초 규모보다 대폭 축소해 지난 24일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당초 계획한 일출조망대
현대자동차가 지난주 기공식을 갖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의 본격적인 조성에 들어갔다. 지난해 7월 세계 자동차 산업 전환기 대응과 국내공장 미래 비전을 위한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 합의서’를 통해 신공장 건립을 결정지은 지 불과 1년여 만이다.당시 현대차는 세계 전기차 시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전용공장을 2023년 착공해 2025년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의 계획은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다. 신공장 조성 부지는 울산미포국가산단 내에 위치해 공장 건립에 특별한 애로가 없을 것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수사 과정에서 안전보건 확보 의무가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있는지 범위를 잘 가려, 위반 사례가 없게 하겠습니다.”지난 7일 부임 후 처음으로 울산을 방문한 이원석 검찰총장은 울산지검 앞에서 기자단과 가진 약식 회견에서, 울산지역 중대재해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중처법이 시행되고 나서 발생한 울산지역 중대재해 사건에 대한 검찰의 법 적용과 처분이 나온 뒤 검찰총장의 첫 방문이어서 가장 큰 관심사였다.이 총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두 해째이다. 검찰에서 지금까지 중대죄 처벌법
김두겸 울산시장은 스스로 ‘울산 영업사원 1호’를 자처한다.취임한지 1년4개월여가 지난 김 시장의 행보를 보면 기업을 유치하고, 울산에 이익을 주는 일이라면 중앙정치 무대는 물론 국내외 출장길도 마다하지 않는다. 책상에 앉아 결제에 사인하고 지시만 하는 행정가가 아니라 신발이 닳도록 뛰고 또 뛰는 진짜 영업사원 같은 행동을 보여준다. 여야가 뒤바뀐 민선 8기 울산시정부 출범부터 점령군이 아닌 지역 세일즈맨으로 거듭나 주민을 위한 특급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야말로 종횡무진이다.그의 영업전략은 기업유치, 기업투자를 통한
몇 년 전부터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가 우스갯소리처럼 흘러나왔다. 수도권 집중에 따른 인재 쏠림을 설명하는 말인데, 이제는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수한 지방 인재들이 대학을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는 것은 대학의 경쟁력과도 연관이 있지만, 결국 일자리나 문화, 의료 등 지방의 전반적인 경쟁력이 수도권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이에 울산은 부산·경남과 함께 부울경 특별연합이라는 돌파구를 모색했다. 인구 800만명에 달하는 세 광역지자체의 연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의도였다.지난해 4월 국무회의
경남 양산시가 회야강 일대를 종합관광레저타운으로 탈바꿈시키는 회야강 문화관광벨트 조성 사업(회야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웅상지역 주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양산시가 3000여억원을 투입, 추진하는 이 사업은 웅상지역 대역사로, 양산 동서 균형발전의 바로미터이자 주민 복지향상의 청사진이기 때문이다.시는 최근 100만㎡ 규모의 대규모 용당역사 공원 조성 사업 등 3000억원이 투입되는 ‘회야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 청사진을 공개했다.시는 4계절 변화상을 반영하기 위해 내년 2월까지 용역을 진행한다.이 사업의 골자는 웅상 시가지를 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