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절후상 芒種(망종)이다. 이 날은 까끄라기가 있는 穀物(곡물)을 심기에 좋은 날로 여겼으므로 예전에는 보리의 수확과 모내기가 한창인 시기였다. 이제 농촌에서는 보리를 거의 재배하지 않을 뿐 아니라 모내기하는 시기도 예전보다 훨씬 앞 당겨졌으므로 절후와 크게 상관이 없는 상태에서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丁學游(정학유, 1786~1855)는
봄꽃이 피었다가 지는 계절이면 갓 생산된 꿀이 시중에 나온다. 꿀은 달콤한 맛과 향기로 인하여 많은 이의 애호를 받아 왔다. 요즘은 5월초부터 온 산야를 뒤덮은 北美(북미) 원산의 아카시아 꽃에서 채취한 蜂蜜(봉밀)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꿀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이 나무는 20세기 초엽에 造林(조림)을 위해 도입한 콩과의 樹種(수종)으로 척박한 땅에서도 생
요즘은 봄에 開花(개화)한 果木(과목)의 열매가 익어서 입맛을 돋우는 시기이다. 이때 빼놓을 수 없는 과일 중의 하나가 櫻桃(앵도, 앵두)이다. 열매의 붉은 빛깔이 입맛을 돋우는 앵두는 예로부터 煽情的(선정적) 색감에 힘입어 미녀의 입술에 비유되어 왔다. 고려시대 이전...
綠陰(녹음)이 짙어가는 때다. 異常(이상) 기온으로 6월이 되기도 전에 섭씨 30도를 넘는 날씨가 며칠씩 지속되어서 벌써 여름이 깊어진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이럴 때는 시원한 수풀 속에서 앉아서 쉬거나 흐르는 물을 보면서 인생살이에 대해 한 번쯤 깊이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靑山(쳥산)도 졀로졀로 綠水(록수)도 졀로졀로산도 졀로
요즘 灌木(관목)인 모란과 비슷하지만 다년생의 풀로 분류되는 芍藥(작약)이 端雅(단아)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연붉은 꽃을 피워서 화사한 자태를 자랑하는 작약은 일찍부터 미녀에 비유되어 왔다.嚴粧兩臉醉潮勻(엄장양검취조균): 곱게 꾸민 두 뺨은 잔뜩 술에 취한 듯하여 共導西施舊日身(공도서시구일신): 西施(서시)의 옛 모습을 끌어온 것과 같네.
5월이 저물어 가는 시점인 요즘은 牡丹(모란, 牧丹)이 피는 시기이다. 필자는 金永郞(김영랑, 1903~1950)의 시 을 학교에서 배우며 자랐기에 오월 하면 떠오르는 꽃 중에서 모란을 빼놓기 어렵다.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라는 대목은 모란이 지고 난 뒤의 상실감을 매우
바야흐로 꽃 중의 神仙(신선)이라 불리는 海棠花(해당화)의 계절이다. 어릴 적 고향집 뒷담 너머에 이상한 꽃이 있었다. 줄기에는 가시가 돋아 있고 장미와 비슷한 분홍색 꽃잎이 초여름이면 어김없이 피어서 소년의 눈을 밝혀 주었지만 그것이 해당화라는 사실을 아는 데는 긴 ...
봄꽃 중에서 가장 늦은 시기까지 피는 것으로 철쭉을 들 수 있다. 합천 황매산의 철쭉은 거의 다 지고 말았지만 지리산 바래봉의 철쭉은 아직도 그 화려한 잔치판의 장막이 걷히지 않고 있다. 늦봄에서 초여름에 걸쳐 피는 이 꽃은 독성 때문에 식용이 불가능한 반면에 감상자의 눈을 놀라우리만큼 즐겁게 해 준다.嬌態羞容入眼新(교태수용입안신): 고운 자태와 부끄러워하
울산의 太和江(태화강) 십리대밭공원에서는 ‘봄꽃대향연’ 이 한창이다. 봄꽃이 대개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꽃양귀비, 수레국화, 창포꽃, 금계국 등 몇몇 종류의 꽃과 청보리가 들판을 수놓고 있다. 거기에 덧붙여 독립된 공간을 확보하여 개최하고 있는 야생화 전시회는 도심에서 ...
남녘의 山野(산야)에는 키 큰 참오동나무가 보라색의 통꽃을 나무 가득히 매달고 그 고고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이 무렵에는 심한 日較差(일교차)로 인하여 아침에는 안개가 짙게 끼는 날이 많다. 이런 때에 떠오르는 시가 있다. 桐花夜煙落(동화야연락): 오동나무 꽃은 밤...
계절의 여왕이라는 오월도 하순에 접어들었다. 이제부터는 수많은 종류의 薔薇(장미)가 도회의 각종 담장과 꽃밭, 공원 등에 화려한 자태를 자랑하며 피어날 것이다. 장미는 가시를 가진 꽃으로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개량종이 개발되어 보는 이를 즐겁게 해 준다. 穠艶煌煌綠暗間(농염황황녹암간): 짙고 고운 꽃이 녹색 그늘 사이에서 빛나는데巧
요즘은 시대의 변화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필자와 동년배인 이들은 3S(speed, sports, screen 또는 sex) 중심의 급속한 변화로 精神(정신)을 차리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와중에도 ‘집으로(2002년)’나 ‘워낭소리(2008년)’ 등의 영화는 선조들의 생활 방식, 또는 속도전에서 뒤쳐진 느림의 美學(미학)을 느끼게
文殊山(문수산) 자락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는 필자는 가끔 이 산을 오르고 때로는 이 산의 文殊寺(문수사)에 들르기도 한다. 문수산은 해발고도가 599m에 지나지 않지만 정상에 오르면 蔚山(울산) 시내를 俯瞰(부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멀리 동해를 眺望(조망)할 수 ...
지금은 사라지고 만 말 중에 보릿고개, 麥嶺(맥령)이 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俗談(속담)이 있을 정도로 먹는 것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던 시기의 窮乏(궁핍)한 삶의 모습을 대변해 주는 말이다. 에서는 ‘보릿고개’를 ‘햇보리가 나올 때까지의 넘기...
요즘 주변에는 보라색의 藤(등)꽃이 그 화려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예전에는 山野(산야)에 자생하는 등나무가 주변의 키 큰 나무를 뒤덮고서 초여름 숲에 보랏빛의 싱그러운 향기를 터뜨렸으나, 요즘에는 정원이나 공원, 학교 등에 인공적인 시렁을 설치하여 등나무 줄기를 뒤...
우리의 선조들은 자연을 인위적으로 훼손하지 않고 그 풍광과 정취를 있는 그대로 즐기고자 하였다. 園林(원림)이나 정원을 조성할 때에도 자연의 원형을 유지하여 최소한의 변형 내에서 자기의 趣向(취향)에 맞추려고 하였던 것이다. 인공적 요소는 가능한 한 줄이면서 천연의 산...
인생을 계절이나 시간에 비겨서 표현한 경우가 많다. 幼年期(유년기)와 소년기를 거쳐 활력이 용솟음치는 젊은 시절을 흔히 靑春(청춘)이라 하고, 인생을 마무리하는 노년기를 黃昏期(황혼기)라는 용어로 표현하고 있다. 요즘같이 봄과 여름이 교차하는 新綠(신록)의 계절은 인생...
음력 4월 초파일, 즉 釋迦誕辰日(석가탄신일)이 머지않았다. 이날은 절마다 佛燈(불등)을 밝히고 부처님의 공덕을 기리는 많은 행사를 벌인다. 특히 밤의 연등행렬은 보는 이의 눈을 황홀하게 한다. 이런 외형적인 행사보다 부처님 오신 날의 참뜻을 되새겨 보는 것이 더 중요...
버들은 이별의 情表(정표)로 많이 이용되어 왔다. 버들가지를 이용한 이별의 정황을 가장 실감 있게 노래한 명작으로 꼽히는 것이 崔慶昌(최경창, 1539∼1583)과의 연분으로 유명한 함경도 洪原(홍원) 기녀 洪娘(홍랑)의 시조이다. 묏버들 것거 보내노라 님의손자시는 창 밧긔 심거두고 보쇼셔밤비예 새닙곳 나
봄꽃이 지면 꽃보다 더 찬란하게 산야를 뒤덮는 것이 新綠(신록)이다. 예전 사람은 綠陰(녹음)과 芳草(방초)가 꽃보다 아름답다고 찬탄하기도 했다. 種花人只解看花(종화인지해간화)꽃을 심은 사람은 다만 꽃을 볼 줄만 알 뿐 不解花衰葉更奢(불해화쇠엽갱사)꽃이 시들면 잎이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