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산은 사람들을 유혹한다. 샛노랗고 새빨간 색으로 아름다움을 한껏 내뿜으며 사람들을 산에 오르게 한다. 소득과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여가시간이 늘어난 요즘은 더욱 몰린다. 등산이 생활화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늘어난 등산·행락객만큼이나 산불걱정도 커지고 있다. 울산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의 주원인이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인재'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가을철 단풍과 함께 낙엽이 쌓인 지금의 산은 그 어느때보다 산불발생 위험이 크다. 작은 관심만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한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5년간 울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총 302건(158㏊)으로, 이 가운데 입산자 실화가 247건(81.9%)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농촌지역에서의 논·밭두렁, 농산폐기물 및 가정 생활쓰레기 태우기에 따른 산연접지 소각행위 17건(5.6%), 군 사격 8건(2.6%), 방화 1건(0.3%), 기타 29건(9.6%) 등으로 조사됐다. 올 봄에도 총 35건의 산불이 발생, 15.5㏊의 소중한 산림자원을 태워 없앴는데 역시 입산자 실화가 26건을 차지하고 있다. 산을 찾는 사람들이 산불 발생의 주범이 되고 있는 셈이다.

전국적으로도 매년 평균 508건의 산불로 인해 서울 여의도 크기의 5.3배에 해당하는 산림이 소실되고 있다. 물론 이에 따른 피해금액도 연 평균 10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피해복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일단 산불이 발생하면 복구작업을 통해 다시 예전의 숲의 형태를 갖추는데만도 최소 30년 이상, 생태적 기능이 복원되기까지는 최소 50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생태시계를 30~50년이상 되돌려버리는 산불로부터 소중한 자원을 구해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몇가지 안되는 입산수칙을 지키면 된다. 화기 및 인화물질은 소지하지 말고 출입금지지역은 들어가지 않으면 된다. 한적한 곳에서 밥을 짓거나 고기를 구워먹고 싶은 욕구를 떨쳐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또 "나는 절대 산불을 안낸다"는 자만심을 버리고 작은 주의에도 귀 기울이는 시민의식이 뒷받침될때 산불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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