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는 구조물 공사와 거기에 사용되는 자재 등에서 부실시공의 징후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얼마전 개통한 울산~강동 국도구간중 울산터널이 설계량 대비 강섬유 함량이 기준치에 크게 미달했던 사실이 감사원 실태감사에서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터널 굴착시 콘크리트 인장강도를 높이기 위해 당초 ㎥당 40㎏의 강섬유를 혼입, 시공토록 계약했으나 실제로는 설계량 대비 32~70%에 불과해 터널의 안전성과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이와관련해 낭비된 공사비가 84억55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감사원이 공사 발주처인 부산지방국토관리청으로 하여금 해당 시공업체에 보완을 요구하고 부실 벌점을 부과토록 했지만 울산시민들이 이 터널을 통과할 때마다 갖게되는 찜찜한 마음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묻고 싶다. 문제는 또 있다. 울산 외에도 전국 5개 터널 공사에서 같은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일시적 착오에 의한 문제라기 보다는 구조적 문제가 돼 온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현재 울산지역에서는 고속철관련 터널공사도 진행되고 있는데 행여라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부실시공에 대한 우려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심재철의원(한나라당)이 건설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전국 6개 지방국토관리청이 지난해 한해동안 발주한 건설공사 현장에 레미콘을 납품한 공장 중 76.4%가 품질관리 기준을 위반한데다 적발된 공장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레미콘 공장 품질관리 실태점검에서 지적된 위반유형은 압축강도시험 미실시, 레미콘 용적시험 부적정, 콘크리트 공기시험 미흡 등으로 불량 레미콘이 생산될 수 있는 중요한 사항들이었다. 불량레미콘 사용은 콘크리트 구조물 붕괴사고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건설자재의 품질관리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 부실시공의 싹을 잘라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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