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제43회 무역의 날(11월30일) 기념식을 지방에서 개최키로 내부방침을 정한 가운데 산업수도 울산 개최에 대한 당위성이 대두되고 있다. 무역의 균형 발전과 무역입국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 제정한 무역의 날 취지에 견주더라도 울산개최는 너무도 당연하기에 해보는 말이다. 무역의 날은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한 1964년 11월30일을 기념해 이 날을 '수출의 날(1987년 무역의 날로 변경)'로 지정한데서 비롯되고 있다. 적은 인구의 우리 나라 시장만으로는 경제성장에 한계가 있기에 오로지 수출만이 살길이었고, 그런 의미에서 지난 세월동안 수출전진기지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 온 울산은 조국근대화 및 국가경제 견인차로 인정받을 수 밖에 없었다.

울산은 또 지난해 수출 450억달러로 전국 수출액 2844억달러의 15.4%를 차지, 경기도에 이어 전국 2위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더 나아가 울산은 오는 2010년 수출액 1000억달러를 목표로 태화강의 기적을 이루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물론 선언적 의미가 강하지만 인구 110만에 불과한 울산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하는 대목이자 무역의 날 기념식이 왜 울산에서 개최돼야 하는지를 잘 설명해 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찌보면 산업자원부와 무역협회가 주관, 청와대와 행정부처의 고위 공무원을 비롯해 경제단체장 및 무역업체, 유공 수상자 등이 참가한 가운데 기념식을 갖고 포상하는 일회성 행사에 불과할 수도 있는 무역의 날 기념식이지만 산업수도 울산이 목표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한 상징적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지금 우리 경제의 사활은 누가 뭐래도 수출에 달려 있다. 그렇지만 수출환경은 그다지 밝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울산도 마찬가지로 각 분야에서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는 2010년 국민총생산 1조5000억달러,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태화강의 기적이 전제돼야 한다는 사실을 감안했으면 한다. 산업수도 울산에 대한 자부심을 시민들이 공유, 다시 한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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