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고래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좋은 기회가 왔다. 해양수산부가 전국 항만과 육상을 대상으로 고래관광 타당성 검토에 나섰기 때문이다.

울산은 고래를 테마로한 축제를 열고 있는 유일한 도시일 뿐아니라 고래박물관과 연구소도 갖고 있다. 게다가 극경(귀신고래)회유해면이라는 천연기념물(126호)도 소유하고 있으며 60여가지의 고래그림이 그려져 있는 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도 울산에 있다. 고래에 있어서만은 울산이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적 자산과 현대적 문화인프라까지 갖추고 있는 것이다.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근래들어 울산 앞바다의 수질이 오염되고 바다밑 환경이 나빠지면서 고래회유 장면을 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고래를 직접 보는 것은 어차피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울산 인근의 바다에서 고래가 출몰해야만 한다고 고집하는 것은 그다지 타당성이 없어 보인다.

해양수산부는 고래관광과 관련된 국내 기반이 현재 전국적으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를 학술조사를 실시, 생태관광을 연계한 고래관광의 타당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한다. 이 방침이라면 울산시가 그 근거지로 선정되는데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도 울산이 고래에 관심이 많고 시설 등이 집적화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에 울산시가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고래관광 대상지로 선정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울산시와 남구청은 고래와 관련된 인프라를 축적하는데 적잖은 노력을 들이고 있으나 고래관광사업 만은 쉽지 않았다. 우선 고래자원을 파악하는 연구 조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예산으로는 그 같은 비용과 장비 등의 지속적 투자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고래관광을 위해서는 고래가 회유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도 재정이 넉넉지 않은 지자체가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울산 앞바다 밑에는 양식어업에 사용되는 수많은 기구들로 인해 고래가 도래하기 힘들다고 한다.

만약 울산시가 선정돼 정부차원에서 체계적인 고래 관광사업을 추진한다면 이같은 어려움을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울산시가 세계적 고래도시로 자리잡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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