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와 울산노동지청이 어제 중구 남외동 동천체육관에서 개최한 '2006 울산 노인 일자리박람회'는 직장을 구하려는 만 55세 이상의 노인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노인 일자리박람회에 구직희망 근로자가 북새통을 이루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그만큼 일할 능력이 있는 노인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놀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일을 하고 싶어도 개개인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일자리가 없다고도 볼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그동안 추진한 일자리 사업을 보면 장기적인 접근보다는 단기적인 성과 중심의 사업 추진에 치중해 왔음을 알 수 있다. 개개인 및 지역 특성에 맞는 일자리 사업도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일자리 박람회에 노인들이 몰릴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행사장 부스 곳곳에서 자신에게 맞는 직장을 구하려고 노인들이 줄지어 서 있는 등 젊은이들의 취업 열기 만큼이나 뜨거웠다는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노인들을 위해 매년 이런 행사가 있으면 노인들도 희망을 갖고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한데서 노인들이 처한 절박한 현실도 이해된다.

또한 그 속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최고의 노인복지는 일자리 제공'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여러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알 수있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은퇴하고 싶지 않다"고 응답한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가 노인들을 위해 해주기 바라는 가장 중요한 복지제도로 '취업 알선'을 꼽았다. 이쯤되면 우리나라 노인의 근로의욕은 단연 세계 최고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정년퇴임 이후의 생활이 불안한데서 오는 절박성이 그 속에 담겨 있다. 결국 경제적 동력을 되살려 경제사회 전반에서 일자리를 늘리는데서부터 해법을 찾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노인들의 생활이 불안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소외되지 않게끔 사업 아이템을 다양하게 개발해야 한다. 단순성 일자리 외에 경험과 지식을 살려 일할 수 있는 일자리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일거리가 없는 노인들이 많아질수록 젊은층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울산 노인일자리 박람회는그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로 적극 활용돼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