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을 앞두고 울산지역의 양로원과 재활원 고아원 등 사회복지시설을 찾는 사람들이나 사회단체가 거의 없어 이들은 썰렁한 명절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현상은 사상 최악의 수해로 온 국민들의 관심이 수해지역으로 쏠리면서 예년에 비해 성금이나 위문품을 전달하는 온정의 손길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울산지역에는 노인복지시설을 비롯한 32개의 사회복지시설과 소년.소녀가장 모자세대가 3천110가구 등이 있지만 갈수록 사회적 관심이 줄어들어 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울산시 노인복지회관이 65세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노인들이 참으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10명중 6명의 노인이 월소득 없이 정부와 가족 지원금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70년대 까지만 해도 세계 노인들의 부러움을 받았다. 왜냐 하면 당시만 해도 우리사회가 물질적 풍요를 누리지는 못했지만 노인을 공경했다. 그러나 이런 환경은 우리사회가 산업화 되는 과정에서 많이 바뀌었다. 그동안 국민경제가 많이 나아졌지만 노인들을 위한 정부의 복지시설은 아직 제자리 걸음이다.

 이런 분위기는 태연재활원과 성애원 등도 마찬가지이다. 최근들어 우리나라도 산업화 과정에서 장애인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과거에 비해 선천적인 장애인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한지는 오래되었지만 장애인에 대한 국가 정책은 아직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사상 최악의 수재로 온 나라의 관심이 수재지역으로 몰리면서 가까운 우리의 이웃들에 대해서는 온정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추석에도 백화점과 여행사는 비싼 선물을 사고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는데 불우시설이 썰렁하다는 것은 가슴아픈 일이다. 올 추석은 수재로 온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작은 정성이라도 서로를 나누는 따뜻한 마음이 절실 할 때이다. 이웃을 돌보는 마음은 물질적 풍요에 있지 않고 정성에 있다. 우리의 작은 정성이 모일 때 불우 이웃들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추석에도 잊지 않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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