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주위에는 민족 명절인 설날이 싫은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평소 열심히 일을 했으나 명절 차례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과 아무도 찾아오는 이 없는 양로원 등 복지시설에서 명절을 맞이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명절이 되었으나 임금을 받지 못해 고향을 찾지 못하는 근로자들 역시 명절이 즐거운 날이 아니다. 이외에도 울산에는 명절이 오히려 우울한 사람들이 많다. 울산에서는 최근 얼어죽거나 굶어죽는 노숙자가 늘고 있다. 학성동 태화강변에서는 실직한 노숙자가 농막생활을 하다가 얼어죽었다. 또 언양에서는 폐렴 증세가 있었던 70세의 행려환자가 돌보는이가 없는 속에서 죽었다.

그런데 우리주위에 이처럼 우울한 사람들이 많은데도 한편에는 이들과 상관 없이 명절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명절 연휴를 맞아 해외로 골프를 치러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서민들은 상상도 할수 없는 상품들이 명절 선물로 오가가도 한다. 한두름에 2백50만원 하는 굴비와 한병에 300만원씩 하는 양주가 없어서 못판다는 얘기이다.

우리의 경제가 나아져 이렇게 값진 선물이 오갈 수 있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일부 부유층의 씀씀이가 크다는데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섰을때 국민들은 새정부의 경제 전문가들이 대부분 대중 경제에 밝아 국민들 사이에 위화감을 일으키는 빈부 격차를 줄여줄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최근 우리 경제를 보면 빈부 격차가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훨씬 커졌다. 걱정 스러운것은 요즘 가진자들 중에는 경제 윤리를 갖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명절을 우울하게 보내는데도 해외 골프 여행을 즐기고 수백만원짜리 선물을 자랑스럽게 교환하는 사람들이 이들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사회에서 위화감이 이처럼 증가하고 있지만 정부차원의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자들의 도덕성을 이처럼 강조하는것은 가진자들의 이런 잘못된 시각이 우리사회에 위화감을 증가시키고 결국은 국론의 분열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국론의 분열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빈부격차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하루 빨리 내어 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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