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는 애초부터 난산이 예고됐다. 인사를 둘러싼 검찰 안팎에서의 불협화음과 갈등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했다. 또 인사를 앞둔 시점에서 돌연 법무장관이 경질되어 검찰 내부에서 정치권과의 줄다리기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케 했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지연된 검찰의 인사가 검찰개혁 작업에 부담이 될 것처럼 보였다. 검찰의 인사가 계속 지연되자 국민들은 정치권이 왜 검찰요직에 믿을만한 사람만 앉히려고 하는지 의심을 하기도 했다. 검사 개개인의 능력과 자질대로 하는 인사를 왜 정치권이 불안 하게 생각할까 하는 의문도 가졌다. 그리고 왜 우리나라는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지역을 기초로 한 지역안배라는 것이 인사의 철칙이 되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했다.
자신에 주어진 권한을 포기하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올해는 대통령선거를 치루어야 하고 또 권력누수 현상을 방지하고 국정의 지속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권력을 대표하는 검찰의 역할이 크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바로 설때 나라가 바로 설수 있는 것은 검찰의 역할이 이처럼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들어 외풍과 힘겨운 싸움을 한 검찰수뇌부의 의지에 기대를 걸어 본다. 이번 인사가 만족스럽지는 못하더라도 지역안배를 위해 최적의 인물찾기에 심혈을 기울인듯한 모습은 다행스럽다. 물론 검찰이 하루 아침에 환골탈태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이기는 어렵다. 올해는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가 있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시험받게 된다. 이런 중요한 싯점을 맞아 검찰이 정치적 외풍을 견디어내면서 하루하루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