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바란다는 신호가 또 다시 추가된 가운데 기존 제네바합의에 대체할 새로운 협정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해 북핵문제가 중요한 전환점에 들어서고 있음을 보여주고있다. 먼저 주목해야 할 새로운 진전은 부시 미국대통령이 북한에 에너지와 식량 등 핵포기의 대가 제공을 시사한 것이다. 부시의 발언은 앞서 미국의 북한 불침공 의사를 문서로 보장할 수있다는 파월 국무장관의 시사에 뒤이어 나온 것으로 일단 미국의 대북한 일방주의적 자세가 완화되는 것으로 해석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국 부시 행정부와 북한 김정일 정권 간 상호 불신과 증오가 너무나 깊어 최근 일련의 새로운 변화들이 대화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북한측 의도의 불확실성도 문제지만 부시 행정부내 대북 강경론자와 온건론자의 갈등으로 정책 자체가 오락가락하는 것도 문제다. 미국의 최고 결정권자인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을 방치함으로써 이익을 보려는 사람들의 압력으로부터 미국 전체의 국익을 보호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면 그것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도 참으로 다행한 일이될 것이다.

 그 다음 만약 미국과 북한이 새로운 협상을 시작할 경우 그 협상의 방향은 기존 제네바합의를 뒤엎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보완하는 쪽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제네바합의는 그 불완전성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고안된 북한 문제 해결 방안으로는 최상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제네바합의란 북한의 핵과 북한의 생존을 교환하는 대타협의 소산으로 이러한 대타협의 정신이 없다면 양측간의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그 과정에서 북한의 경수로 건설을 중단하고 화력발전소를 지어주는 문제가 등장할 수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바로 이같은 문제는 새로운 협상에 우리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함을 강조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94년 합의에 전혀 참여하지 못한 채 그후 단지 돈지갑의 역할을 맡는 것으로 전락했던 불행한 전례가 되풀이 될수 없다. 새로운 합의 체제를 더욱 완벽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우리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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