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자 본보 15면에 보도된 은 기사의 내용대로 확실히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타당성 차원에서 보더라도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다. 남구청이 담장 허물기 사업을 시작한 것은 좋은데, 사업의 대상선정 및 보조금과 인력지원 등에서 우선 순위가 아무래도 뒤바뀐 것 같기 때문이다.

□남구청의 담장 허물기 사업은 도심지역의 부족한 녹지공간 확충을 위해 시작이 됐다. 올해의 경우 지역 내 28개소를 대상으로 개인 담장 허물기 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이를 위해 8천400만원(1개소 당 300만원)의 예산을 보조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문제는 담장 허물기 1차 대상 속에 음식점과 개인 집이 우선적으로 선정됐다는 사실이다. 이들 중 옥동 소재 음식점의 경우 이미 담장을 허물고, 보조금을 지원 받아 정원을 새롭게 단장했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이 과정이 아무래도 매끄럽지 못한 것 같다.

□담장 허물기 사업은 도심지역의 녹지공간을 확충하는 사업이다. 녹지공간 확보로 도시미관을 가꾸면서 이웃 간에 서로 터 놓고 지내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밝고 활기찬 지역 사회를 정착시킬 수 있다. 그러러면 남구청 등 남구 관내 관공서와 공공기관들부터 앞장서야 한다. 이 사업의 성공적 케이스라 할 수 있는 대구광역시의 경우도 읍면동 사무소, 공공기관이 담장 허물기 사업을 주도하고, 여기에 각종단체 및 개인이 가세하는 형식을 취해 왔다. 여기에 비해 남구청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관공서나 공공기관 대신 개인이나 식당 같은 곳의 담장부터 허무는 것만 봐도 그렇다.

□우리는 남구청의 담장 허물기 사업이 남구 사랑의 중심과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동사무소와 경찰서, 파출소, 학교 등 공공시설이 우선적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그곳들은 공공적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담장을 허물고 녹지공간을 조성할 경우 주민들로부터 쉽게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식당 같은 곳은 성격상 뒤로 돌려야 한다. 장사를 통해 이익을 취하는 곳을 우선적으로 배려할 경우 자칫 묘하게 해석될 수가 있다. 또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한다고는 하지만, 결국에는 식당을 찾는 고객 중심의 공간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개인 집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고 싶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