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체센터는 기존 동사무소 기능의 상당 부분을 전환해 만든 주민자치, 생활자치 공간을 말한다. 일종의 사랑방 같은 곳으로 지역 주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각종 모임이나 취미활동, 건강증진, 문화활동을 통해 삶의 질을 높힐 수 있다. 울산시의 경우 지난 2001년 동 기능 전환방침에 따라 전체 58개 읍면동 가운데 지금까지 48개소의 주민자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주민자치센터가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한 일차적 이유가 단조로운 프로그램 운영에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각 구·군의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은 컴퓨터교실, 스포츠댄스, 서예, 단전호흡, 꽃꽂이, 컴퓨터교실 등으로 제한돼 짜여져 있다. 이것은 백화점 문화교실이나 사회교육원 등의 프로그램과 거의 같은 것으로 개별적 특성과 다양화와는 거리가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시간이다. 동사무소 담당 인력의 부족으로 공무원 출퇴근 시간에 맞춰져 있다. 거기다 휴일이나 주말 오후, 새벽 시간대에는 아예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 직장인들의 경우 주민자치센터 운영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당연히 주 이용층이 주부 등 일부계층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구·군 등에서 경쟁적으로 문예회관을 설립하거나 설립계획 중에 있어 주민자치센터는 주민자치의 중심권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시설활용의 유사성이나 시설중복에 따른 이용률이 저조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민자치센터의 기능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적으로 기존의 문제점부터 해소해야 한다.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이용시간을 연장시키자는 얘기다. 프로그램을 짤 때 전문가를 참여시키고, 이용시간 연장에는 자원봉사자들을 활성화하거나 일용직 직원 투입 등을 현실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차제에 구·군의 공공시설 중복건립도 효용성과 이용율 차원에서 심도있게 검토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