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협회가 지방 작가들을 위해 마련하는 대규모 미술축전에 공문수발이 잘못되어 울산지역 작가들이 참여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어이 없는 소식이다. 우리 화단의 현실은 한정된 전시관과 이에 따른 엄청난 대여비 때문에 지역작가들이 서울에서 개인전을 갖는 것이 쉽지 않다. ‘2002 대한민국 미술전’은 지방작가들의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시회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는 창작 의욕은 있으나 막상 서울에서 발표 할 공간을 얻기 힘든 울산의 작가들이 서울에서 다른 작가들과 경쟁력을 가지면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런데 공문수발이 문제가 되어 울산작가들이 이런 아까운 기회를 놓쳤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안타깝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잘못에 대해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데 있다. 우선 한국미술협회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일정에 맞추어 공문을 발송했는데 울산미협으로 부터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울산 미협은 공문을 받지 못해 이런 행사가 있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말한다. 이런 사실만을 놓고 보면 한국미협이 마감시간까지 울산 미협으로부터 통보가 오지 않을 경우 참여 여부를 다른 방법으로 타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경우 책임을 한국미술협회에만 돌릴 수는 없다 왜냐하면 대한민국미술축전은 그 규모와 내용으로 볼 때 울산미협이 사전에 이에 대한 각종 정보를 갖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보면 울산미협은 이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울산미협이 이번 사건과 관련 공문을 받지 못해 이런 행사가 있는 줄도 몰랐다고 말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인줄 알아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물론 대한민국 미술축전은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사전 정보를 얻기가 힘들다는 변명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울산미협의 경우 최근 집행부 교체로 자체내 문제에 신경을 써다 보니 이런 일이 있었다는 변명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이런 모든 점을 감안 하더라도 도저히 이해 될수 없다. 이번 사건과 관련 울산미협이 일의 자초지종을 밝히고 이 과정에서 잘못이 발견된다면 응분의 책임을 질 사람이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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