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일괄제시안 내지 않자 중노위에 쟁의 조정신청

14일 조합원 찬반투표 후 18일 이후 파업 방침

▲ 31일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열린 현대차 2014 임금협상이 결렬돼 윤갑한 사장과 이경훈 노조위원장 등 교섭대표들이 회의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사측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교섭결렬’을 선언했다. 현대차는 하계휴가가 끝나는 다음달 중순부터 또다시 파업 소용돌이에 휩싸일 전망이다.

현대차 노사는 31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이경훈 노조위원장 등 교섭대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여름휴가전 마지막 교섭인 14차 임금협상(상견례 제외)을 진행했다.

이경훈 노조위원장은 지난 29일 열린 13차 교섭에서 “통상임금 확대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14차 교섭에서 일괄제시안을 낼 것을 사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이날 교섭에서 “아직 다뤄야 할 안건이 많다”며 일괄제시안을 내지 않았고, 결국 노조가 결렬을 선언했다.

노사는 지난 6월3일 상견례를 가진 이후 일주일에 두차례씩 협상했지만 노조의 통상임금 범위 확대, 조건없는 정년 60세 보장, 주간연속2교제 근무시간제 변경 등 쟁점이 많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이 외에 기본급 대비 임금 8.16%(15만9614원) 인상, 해고자 복직, 손배 가압류 및 고소고발 취하 등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한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다. 약 10일간 조정절차가 진행된다.

이경훈 노조집행부는 현대차 노조 역사상 처음으로 최대 실리를 챙기면서도 3년 연속 무파업을 이끈바 있지만 올해에는 국내 노동계 핵심 이슈인 통상임금 범위 확대를 놓고 사측과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파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노조는 하계휴가가 끝난후 12일부터 13일까지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파업을 결의하고 14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인 뒤 18일 이후 합법적인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조 요구안 하나하나가 심도 깊은 논의를 요구하는데도 불구하고 노조가 성급하게 결렬선언을 한 것은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런 일이다”며 “우리 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맡고 있는 현대차 노사의 불협화음으로 협력업체와 국내외 고객들에게 불안과 불편을 안기는 일은 없어야 하며, 대화를 통한 협상을 마무리하도록 노사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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