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원유 도입 위해 수입선 다변화…사업 다각화도 모색

원가절감 체계 강화하기도

정제마진 악화로 실적쇼크에 빠진 울산지역 정유업계가 가격이 저렴한 원유 도입으로 생산 원가절감에 나서는가 하면 신성장 화학산업 진출, 자원개발과 윤활유 등 사업 다각화로 위기탈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29일 지역 유화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일본 미쓰이상사로부터 초경질유를 구매한데 이어 내달 초 미국산 초경질유 40만배럴을 도입할 계획이다. 원유 도입가격은 생산 공정이 유사한 정유사들의 가격 경쟁력에 중요한 요인인데 중동산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초경질유(콘덴세이트) 도입 등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해 비용을 아끼려는 것이다.

SK는 또 PX(파라자일렌) 설비와 윤활기유, 자원개발을 통해 위기를 넘어설 계획이다.

계열사 SK종합화학은 일본 JX에너지와 1조원을 투자한 울산아로마틱스 합자공장을 지난 23일 준공,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 곳에선 연간 파라자일렌(PX) 100만t과 벤젠 60만t을 생산할 예정이다. PX는 폴리에스터 섬유와 페트병 등의 기초 원료, 벤젠은 반도체 분리막 세척제 등의 기초 원료가 되는 석유화학제품이다.

SK그룹은 28~29일 경기 용인시 SK아카데미에서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4 CEO세미나’를 열고 위기극복을 위해 내년에 강력한 사업구조 개편과 전략적 혁신, 창조경제 활성화 지원 등을 통해 위기 돌파에 나서기로 했다.

S-OIL도 지난 2월 한국석유공사로부터 5190억원에 매입한 울산석유비축기지(92만㎡) 부지 위에 총 5조2000억원 규모의 복합석유화학시설 건립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S-OIL은 현재 잔사유 고도화 컴플렉스(RUC)와 함께 올레핀 계열의 석유화학 하류부문 진출을 위한 올레핀 다운스트림 컴플렉스(ODC) 프로젝트의 기초설계를 진행 중이다.

S-OIL은 이 복합석유화학시설을 조속히 완공해 정유와 윤활, 석유화학 사업을 아우르는 종합 에너지 회사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의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콜롬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에코페트롤과 100만배럴 규모의 원유 도입 계약을 맺는 등 원유도입선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란산 중질유 등을 원유도입선 다변화로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춰 상반기 정유 4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흑자(1428억원)를 냈다. 오일뱅크는 콜롬비아산 원유 도입을 확대할 예정이다. 콜롬비아 원유는 이란이나 사우디아라비아산에 비해 배럴당 3~7달러 가량 저렴하다.

현대오일뱅크는 또 지난해 초부터 ‘원가절감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원가절감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윤활기유, BTX(벤젠·톨루엔·자일렌), MX 등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 중인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을 설립하기도 했다.

신형욱기자 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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