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2㎞ 개설하는데 14년…7.4㎞는 16년 걸려
사업 지연에 시민신뢰 상실...기간 늘면서 보상비도 증가
중장기 관점서 작업 나서야

 

고작 2㎞ 도로를 건설하는데 14년이 걸리는 등 울산시의 굵직굵직한 도로개설사업이 ‘찔끔 공사’로 일관하면서 행정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또 도로개설 사업이 지연되면서 토지 보상비가 3배 정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사업장도 생겨나는 등 시의 도로개설 정책이 한치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 중장기적 관점에서 도로개설작업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울산시의회 윤시철(사진) 의원은 20일 종합건설본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2.2㎞를 개설하는 망양~덕신간 도로는 애초 7년 정도가 소요될 계획이었지만 14년으로 늘어났다. 율리~삼동간 도로 7.4㎞는 공사기간이 16년, 산하천~ 신명IC간 도로는 2.75㎞를 개설하는데 10년이 걸린다”고 울산시의 늑장 도로개설작업 실태를 꼬집었다. 

▲ 울주군 율리~삼동간 도로공사현장. 예산부족 등으로 7.4㎞의 도로를 개설하는데 애초보다 10년이 지연, 오는 2020년 완공예정이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망양~덕신간 도로는 지난 2002년 착공해 애초 2009년 완공예정이었지만 그 시기가 2016년으로 늘어났으며, 2004년 착공, 2012년말 준공할 예정이던 율리~삼동간 도로는 준공예정기간을 2020년으로 사업초기보다 8년 지연된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현상이 예산부족에 기인한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완공시점을 확정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율리~삼동간 도로개설사업의 경우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완공시점이 2016년으로 표기됐으나 올해 4년 더 지연됐다. 덕하시장에서 석유화학단지 진입로 개설사업은 1구간을 2013년도에 준공하고 2구간을 2015년도에 공사를 한다고 업무보고를 했지만 올해 예산서에는 반영조차 되지 않았다고 윤 의원은 지적했다.

또한 덕하시장~석유화학단지 구간 도로는 개설이 지연되는 사이 도로부지가 자연녹지에서 준공업지역으로 변경되면서 공시지가가 3배 정도 상승, 예산이 모자라 개설이 더 늦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윤 의원은 “종합건설본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도로개설사업은 선심성 행정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또한 당초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돼야지 해마다 공사기간이 늘어나면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없다”면서 “가능한 공사기간내 마무리해서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종건에서 사업추진이 계획대로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종건측은 “도로사업에 드는 1년 예산이 460여억원에 불과하다. 열악한 시비 재정으로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사업구간별로 4년~6년정도 지체되고 있다”며 “예산부족에 따른 불가피한 상황이다”고 해명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