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은 풍경 ‘겨울왕국’으로의 초대

▲ 태백산 당골광장에는 12점의 대형 눈조각과 환상의 눈꽃터널, 미끄럼틀 등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즐비해 관광객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겨울의 성지(聖地), 민족의 영산(靈山) 태백산(太白山). 크고 흰 산이라는 의미의 태백산은 지금 산 전체가 흰 옷을 입었다. 다만 이 곳을 찾은 등산객들만이 총천연색으로 흰 화선지에 울긋불긋 산수화를 그려내고 있다. 태백시는 태백산 눈꽃이 절정에 이르는 매년 1월말에서 2월초까지 눈꽃산행, 대형 눈조각 등을 상품으로 눈축제를 연다. 올해는 ‘설(雪)·래(來)·요(樂) 2015년 태백, 추워서 더 재미난 곳’을 주제로 지난 23일부터 오는 2월1일까지 축제가 열리고 있다. 특히 오는 2월1일에는 태백산 전국눈꽃등반대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전국의 등산객들이 총집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 당골광장에 전시된 눈조각품

해발 1567m의 높은산이지만
경사 완만하고 산중턱서 등산로 시작
2시간이면 정상부 능선까지 등반 가능
천제단·비각·용정 등 만날수 있어
당골광장 인근에는 석탄박물관도

지난 23일부터 설·래·요 눈축제
내달 1일 전국눈꽃등반대회도
아름다운 설경 찾은 이들로 인산인해
 

▲ 당골광장에 전시된 눈조각품

태백산은 지금 주말마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수많은 등산객들이 등산로에 올라서서 나아가는 모습이 마치 피난민을 연상케 한다. 그만큼 태백산의 설경이 아름답다는 뜻이다.

지난 25일 아침 태백산은 유일사에서 등산행렬이 출발하면서부터 막히기 시작해 정상에 오르기까지 계속 기나긴 줄을 형성했다. 태백시에 따르면 태백산 눈축제 개막 첫 주말인 지난 24일과 25일 23만여명의 관광객이 눈축제장을 찾았다.

태백산을 오르는 가장 일반적인 코스는 유일사~천제단 코스. 해발 1567m로 높은 산이지만, 등산로가 해발 700~800m 높이의 유일사에서 시작되고 경사도 완만해 남녀노소 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다만 정상 부근에는 세찬 눈보라가 거의 매일 몰아치고 있어 방한장비를 철저히 갖춰야 한다. 유일사 입구에서 시작된 등산로는 무난하게 이어지다가 유일사 갈림길부터 장군봉 근처까지는 급경사로 변한다. 장군봉 도착 전에는 옆으로 아름다운 주목군락지가 형성돼 있어 등산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주목들은 눈꽃과 상고대를 뒤집어 쓴 채 꿈같은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 천제단과 장군봉 사이의 능선

장군봉에서 다시 능선을 따라 가다 보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만들었다는 천제단이 나온다. 유일사에서 천제단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2시간. 장군봉에서 천제단으로 이어지는 정상부 능선은 한반도의 등뼈이며 백두대간의 허리다.

천제단은 신령스런 곳으로 아홉 단으로 돌을 쌓아 올리고, 신역(神域) 위에 붉은 글씨로 한배검(단군을 높여 부른 말)이란 지석을 세워 놓았다. 여기서 북쪽 함백산을 기점으로 시계방향으로 돌아보면 육백산, 백병산, 삼방산, 청옥산, 각화산, 선달산, 매봉산이 에워싸고 있다. 

▲ 능선에 몰아치는 눈보라

내려가는 길은 당골 방면이다. 이 때부터는 경사진 내리막이어서 조심해야 한다. 천제단에서 로프를 잡고 급경사를 내려가면 단종비각과 망경사(望景寺)를 만난다. 단종비각에는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뺏기고 죽은 뒤 태백산에 와 산신이 됐다는 단종을 위로하는 비석이 세워져 있고, 단종의 슬픈 생애가 기록돼 있다.

또 그 아래에는 1300년 전 자장율사가 창건했다는 망경사와 천제(天祭) 때 제수로 사용하는 용정(龍井)이 있다. 용정의 물맛은 우리나라 100대 명수 중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 다음부터의 하산길은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완만하고 눈이 많이 쌓여 푹신푹신하다. 

▲ 유일사에서 출발해 길게 들어선 등산객들

이윽고 당골광장에 도착하면 눈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대형 눈조각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거북선, 나폴레옹, 진시황릉 병마용 등 12점의 대형 눈조각이 시선을 사로잡고 환상의 눈꽃터널, 눈 미끄럼틀, 스노우래프팅 등 놀이동산이 조성돼 있다.

또 태백산도립공원 당골광장 인근에는 석탄박물관이 있다. 태백석탄박물관은 한국 석탄산업의 역사와 석탄 자원에 대해 살펴보고 옛 태백 탄광촌의 향수를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지질관, 석탄의 생성 발견관, 탄광생활관, 체험갱도관 등 8개 전시실과 야외전시장이 운영되고 있다.

태백석탄박물관에서는 암석, 광물, 화석, 기계장비, 도서·문서, 향토사료, 생활용품 등 8700여 점의 석탄 관련 유물과 실물에 가깝게 재현한 탄광 모형을 살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석탄의 생성, 채탄 방식, 광산정책, 광부들의 삶과 애환을 엿볼 수 있다.

글=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사진=다연3040산악회

※유일사입구~유일사~장군봉~천제단(2시간, 4.0㎞)

※당골광장~반재~망경사~천제단(2시간 30분,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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