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호 세민에스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통증클리닉 외래진료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환자군 중 하나이다.

소위 디스크(추간판)라고 불리고 있는 요추간판탈출증은 허리통증보다 다리에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척추와 척추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제 역할을 하는 것이 디스크인데, 과도한 압박과 충격으로 그 한계를 벗어나게 되면 찐빵 모양의 디스크가 터지고 ‘앙꼬’에 해당하는 디스크 수핵 흘러나오게 된다. 터져나온 디스크 수핵이 다리의 운동과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을 압박·자극하게 되어 하지로 향하는 방사통·근력약화·감각이상을 보이는 것이다.

어떤 신경을 침범했는냐에 따라서 하지통증 양상이 다르다. 주로 많이 침범하는 신경근이 제5요추 신경근과 제1천추 신경근이다. 제5요추 신경근 손상은 주로 허벅지 뒤바깥 쪽에서 종아리 바깥 쪽을 지나 발등 쪽으로 저린감·통증을 호소한다. 제1천추 신경근 손상은 주로 다리 뒤쪽 타고가는 방향으로 허벅지 뒤쪽, 종아리 뒤쪽, 발바닥을 향하는 통증을 보인다.

이런 특징적인 증상과 통증을 가진 환자들을 어떻게 진단할 것인가. 우선 의사들이 듣고 보고 만지는 이학적 검사를 해서 요추간판탈출증을 의심하게 되면 여러가지 영상검사를 시행한다. 일반엑스레이촬영, CT검사보다는 MRI검사을 통해 디스크의 탈출 정도와 신경압박을 확인하는데 유리하여 요추간판탈출증 진단에 많이 사용된다.

첨단 MRI장비는 허리의 해부학적인 구조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MRI에서 보여지는 비정상소견의 모든 것들이 증상으로 다 이어지지는 않는다. 통증이 없는 정상인에서도 추간판의 팽윤·돌출·탈출 소견이 MRI에서 보일 수 있다. 그래서 MRI 상 보이는 이상소견은 반드시 환자의 임상증상과 연관지어 해석해야 하며 이는 의사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추간판의 신경근에 대한 물리적인 압박을 시각화해주는 것이 MRI라고 하면, 신경에 대한 기능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검사법이 근전도 검사가 되겠다. 특정 신경이 손상되었는지 근전도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요추간판탈출증의 치료는 크게 수술적치료와 비수술적치료로 나뉜다. 10년간 두 치료방법을 비교한 연구에서 두 치료군 간에 치료성적에 차이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소변·배변 장애까지 초래하는 마미증후군과 점점 악화되는 운동마비가 있는 경우에는 절대적으로 수술을 해야 한다. 비수술적 치료로는 약물치료·물리치료가 있고, 실제 디스크와 신경이 염증반응이 발생하는 경막외 공간으로 직접 접근하는 시술이 있다. 이런 시술로 근래에 선택적 경막외 신경차단술과 경막외 신경성형술이 많이 시행된다. 두 시술간의 치료효과를 비교한 최근 연구에서 시술 후 통증 감소와 환자기능적인 측면에서 모두 같은 정도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결론 짓고 있으며,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선택적 경막외신경차단술을 먼저 시행하기를 권하고 있다.

이재호 세민에스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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