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호석 아름다운울들병원장
담배는 1492년 스페인을 출항한 콜럼버스가 향신료를 구하기 위해 인도로 항해하던 중 우연히 도착한 신대륙에서 가져온 물건이다. 의술이 발전하지 않았던 그 당시 신대륙의 주술사들은 치료와 종교의식을 위해 담배 연기를 사용하였고, 일반 원주민들은 약초처럼 담배를 상용하였다.

콜럼버스가 스페인으로 가져온 ‘토바코(Tobaco)’는 강력한 중독성 때문에 불과 10여 년만에 유럽 전역에 퍼졌고, 육로와 해로를 거쳐 약 100여 년 뒤에는 일본에 전파되어 ‘타바코(タバコ)’라 불렸으며, 임진왜란 시기에 조선으로 전파되어 ‘담파고(淡婆姑)’에서 ‘담바’라고 변형됐던 것이 오늘날 ‘담배’로 자리잡아 고유어와 같은 귀화어가 되었다.

조선으로 전파된 담배는 의약품이 귀했던 당시에 만병통치약처럼 사용되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호품으로 애용되었고, 불과 수년 만에 양반천민 남녀노소 구분 없이 급속하게 확산되었다.

흡연의 역사는 이처럼 500년이 넘었지만 담배의 유해성이 과학적 조사를 통해 본격적으로 밝혀진 것은 50년에 불과하다. 매년 새로운 유해물질이 밝혀지고 있으며, 담배연기 속에는 4800여종의 화학물질과 70여종의 발암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 되었다. 해마다 새해 첫날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금연을 시도하지만 매년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행히 올해는 담뱃값 대폭 인상 및 금연구역 확대로 인해 금연을 결심한 사람들이 급증하였다. 울산의 경우도 올해 1분기 관내 5개 구·군 보건소의 금연클리닉 이용자 수는 총 6850명으로 예년에 비해 약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들의 성별 연령별 분포를 살펴보면 남성이 약 93%이고, 연령별로는 30~50대가 75%이상, 10대가 1.0%, 20대가 9.2%를 차지하였다. 이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보건소 금연클리닉은 시·공간적 제약이나 사회적 편견 때문에 학교 밖 청소년, 대학생, 그리고 여성들이 쉽게 이용하기 어렵다.

금연지원 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해 정부는 전국 17개 시·도에 지역금연지원센터를 선정하였고, 6월부터 본격적으로 찾아가는 금연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중증고도 흡연자를 위해서는 오늘 8월부터 단기합숙형 금연캠프를 제공할 예정이며, 금연에 필요한 상담, 교육, 금연보조제, 숙식비 등 제반 비용은 전액 무료이다.

울산금연지원센터는 울산금연운동협의회와 울산대병원이 함께 컨소시엄을 이뤄 선정되었다.

울산시민의 성공적인 금연을 위해 울산금연지원센터는 울산시, 울산시교육청, 청소년상담복지센터, 학교밖청소년센터, 관내 대학교, 백화점, 대형마트, 콜센터, 기업체 등 관련기관 및 단체들과 긴밀히 협조하며 보다 효과적인 금연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흡연자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이번 기회에 확실히 담배를 끊기를 바란다.

장호석 아름다운울들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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