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저질 분유’와 ‘멜라닌 분유’ 파동으로 홍역을 치렀던 중국에서 또다시 저질 분유가 등장해 젖먹이 부모 사이에서 외국산 분유 구매 열기가 다시 고조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총국(이하 총국)은 최근 실시한 제2차 분유제품 검사에서 산시(陝西)성에 있는 3개 분유 제조업체의 제품 7개가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고 지난 23일 발표했다고 독일 공영 라디오 방송 도이치 벨레(DW) 중문판이 25일 보도했다.

 불합격 판정이 나온 기업은 산시(陝西)관산(關山)유업, 시안(西安)관산유업, 산시성탕친룽(聖唐秦龍)유업 등 3개 업체이며, 국유기업인 페이허(飛鶴)유업은 작년 2월 지주회사 형태로 관산유업 지분 70%를 인수했다.

 총국은 공고에서 문제의 3대 기업의 분유 생산과 판매를 중지하고 시중에 팔린 제품들을 즉각 회수토록 지시했다면서 업체들에 대해 엄중한 처벌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고에 따르면 산시관산유업 제품에선 질산염이 초과됐고 셀레늄양은 기준보다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안관산유업 제품에선 셀레늄양이 부족했다. 산시성탕친룽유업의 분유에서는 셀레늄양이 부족하고 동, 엽산, 비타민 C가 라벨에 표시된 함량과 달랐다.

 총국 관계자들은 질산염이 본래 인체에 해가 없고 독성도 거의 없으나 세균 작용 상태에서 이를 복용하면 아질산염으로 변화해 독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산시관산유업은 불합격 제품에 대한 생산을 중단하고 제품 회수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지린(吉林) 공장에서 일부 제품이 불합격 판정을 받은데 이어 한달만에 불합격 제품이 다시 조사돼 50년 무사고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저질 분유의 재등장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분노를 표시하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외국산 분유를 구입하기로 결심을 굳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중국 기업들이 돈을 벌기 위해 양심을 속이는 현상이 분유업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라고 비난하면서 이제 중국산 분유에 대한 신뢰가 다시 내리막길에 들어서 외국산 분유를 구매할 궁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선 2004년 안후이(安徽)성 푸양(阜陽)현에서 ‘가짜 저질 분유’ 사건이 발생, 전국에서 수십명의 아이가 숨지고 수백명이 머리가 기형적으로 커지는 ‘대두증’(大頭症)에 걸렸다.

 이어 2008년에는 화학물질 멜라닌에 오염된 분유가 유통되면서 유아 6명이 사망하는 등 분유 파동이 일어나자 중국인 사이에선 자국산 분유에 대한 불신으로 외국산 분유 열기가 일었다.

 하지만, 중국에서 외국산 분유가 인기를 끌자 정체불명 수입 분유에 유통기간이 지난 분유를 혼합해 만든 ‘가짜 분유’가 등장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 CCTV는 2013년 3월 ‘매주질량보고(每周質量報告)’라는 프로그램에서 스위스 헤로그룹의 중국 총대리점인 ‘헤로수출입유한공사’가 생산허가를 받지 않고 가짜 분유를 만들어 네덜란드산 케리케어 분유라고 속여 판매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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