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영선 아이윤안과병원 대표원장
사시는 속칭 ‘사팔뜨기’라고 불린다. 두 눈의 시선이 한 곳을 응시하지 못하고 한쪽 눈이 안쪽으로 모이거나, 바깥쪽으로 벌어지거나 또는 위아래로 틀어져 있는 경우다.

우리의 눈은 뇌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사물을 볼 때 마치 한 팀처럼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우리 눈은 원하는 곳을 바라볼 때 자연스럽게 초점을 맞출 수 있고, 이때 우리 뇌는 눈을 통해 각각 받아들인 영상을 하나의 3차원 입체영상으로 만들어 인식한다.

하지만 인구 100명 중 2명은 이러한 눈의 유기적 움직임이 결여되어 초점이 맞추어지지 않는 사시가 발생한다. 때문에 사물을 입체적으로 인식하기가 어려워지고 시력이 나빠질 수도 있다.

사시는 눈동자가 코 쪽으로 몰리는 내사시와 귀 쪽으로 돌아가는 외사시, 위쪽으로 치우치는 상사시, 아래쪽으로 치우치는 하사시, 눈이 안쪽으로 돌아가는 회선사시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한쪽 눈이 바깥쪽으로 돌아가는 증상인 ‘간헐성 외사시’가 전체 사시 중 절반을 차지한다. 간헐성 외사시 증상은 피곤하거나 TV를 삐딱하게 볼 때와 장시간 시청한 후 또는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볼 때 주로 나타난다. 말 그대로 사시 증세가 간헐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하기가 어렵다.

간헐성 사시의 초기에는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조절마비굴절검사를 한 후 결과에 따라 안경처방이나 한 눈 가림 치료와 같은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좋은 효과를 볼 수 있고, 적당한 시기에 수술로 교정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두고 방치할 경우 결국 외사시로 고정되고 한쪽 눈의 시기능도 떨어지는 ‘약시’로 이어져 교정 치료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특히 융합을 할 수 없는 선천 내사시는 생후 4~5개월께부터 수술이 가능하며 늦어도 2세 전에는 수술을 해야 효과적이다. 소아의 후천 사시도 발견 즉시 치료하고 늦어도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교정해 주는 것이 좋다. 만약 사시 환자의 나이가 만10세 이상이고 사시로 이미 약시가 심해진 상태라면 수술로도 시기능을 회복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사시는 시력 발달과정 초기에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시는 종류에 따라 각각 치료방법이 다르다. 또 같은 종류의 사시라 할지라도 그 정도에 따라서 치료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 방법을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무척 힘들다. 따라서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한다’ 혹은 ‘되도록 수술을 피해야 한다’는 말은 적절치가 않으며, 같은 종류의 사시라도 상태를 잘 파악하여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해야 하므로 정확한 검사와 경과 관찰 및 주치의와의 상담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부모들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 유치원이나 이제 막 학교에 들어간 아이를 둔 부모라면 아이의 눈 움직임과 행동에 특히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

윤영선 아이윤안과병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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