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소영 세민에스요양병원 내과 전문의
지난 6월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라는 신종바이러스 질환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았다.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했던 시기에도 많은 시민들은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실제로 평소 임상에서 더 흔히 접하고 문제가 되는 호흡기질환은 폐렴, 만성기침이다.

기침은 기도 내의 이물질이나 분비물을 제거하기 위한 정상적인 방어 기전이다. 하지만 오래 지속되거나 심한 경우 불편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고, 심각한 질환의 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폐렴은 입, 코에 있던 병원균(세균, 바이러스)이 기도, 기관지를 거쳐 폐까지 내려가 폐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기침, 가래, 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와 함께 전신적인 증상, 호흡 곤란이 동반될 수 있다. 건강한 성인에서 발생한 일반적인 세균성 폐렴은 초기에 병원에서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1~2주 내에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소아나 노인, 당뇨병이나 간질환이 있는 경우, 스테로이드 등의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경우, 만성폐색성폐질환 등의 기저 폐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특히 노인들은 다른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호흡기 증상 없이 입맛이 떨어진다거나 기운 없는 모습 등의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여 진단이 늦어져 중증 폐렴으로 진행되어 치사율이 높아진다. 중증 폐렴의 경우 폐농양, 패혈증, 저산소증, 쇼크, 심하면 사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폐렴의 초기 증세는 기침, 열, 몸살 등으로 감기와 비슷하다. 하지만 객담을 동반한 기침, 숨쉴 때 가슴통증, 호흡곤란이 동반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또 일상생활에서 개인위생을 잘 지키고 충분한 휴식, 적절한 영양섭취, 규칙적인 생활을 하여 정상적인 면역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만성 심폐질환을 앓고 있거나 65세 이상에서는 폐렴구균예방 백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침은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에 따라 분류된다. 급성 기침(3주 미만), 아급성 기침(3~8주)은 주로 상기도 감염, 급성 기관지염, 폐렴 등에 의해 발생한다. 치료를 받았는데도 3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면 다른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8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은 만성 기침으로 분류된다. 비교적 흔한 원인은 후비루(뒤로 넘어가는 콧물), 기침형 천식,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이 세 가지가 만성기침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흡연자 중 가래를 동반한 기침이 오래가는 경우 만성기관지염 등의 만성폐쇄성폐질환이 흔한 원인이며, 폐암 등을 의심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그 외에 기관지확장증, 결핵, 간질성 폐질환, 혈압약(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기침에 대한 치료는 충분한 병력 청취, 이학적 검진과 함께 필요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그 후 진단된 각 질환에 대해 적절한 치료를 한다. 3주 이상 감기가 지속되거나 오랜 기침을 하는 경우, 호흡곤란 등의 다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병원을 방문하여 전문의의 진료를 받도록 하자.

박소영 세민에스요양병원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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