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업무 30~40대 주로 발생

손·팔 심하면 피부색까지 변해

상체 숙이는 자세부터 교정해야

▲ 정석모 울산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흉곽출구 증후군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평소 어깨가 뻐근하거나 목 주변의 통증을 자주 경험했던 컴퓨터 프로그래머 정씨는 얼마전부터 손이 저리고, 손부분의 피부색이 변하기 시작하면서 병원을 찾았다. 병원을 찾은 정씨는 ‘흉곽출구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흉곽출구는 갈비뼈와 쇄골 사이의 목 근육이 만나 삼각형을 이루는 부분이다. 흉곽출구증후군은 흉곽 위쪽 구조물에 의해 쇄골 아래의 혈관신경을 압박해 한쪽 팔이 아프거나 감각이 저하되고, 손이나 팔이 붓고 심할 경우 피부색까지 변하는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특히 머리 뒷부분의 두통이나 자고 난 뒤 어깨통증이 있다면 흉곽출구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오십견·목 디스크로 오인하기도

흉곽출구증후군은 오랜 시간동안 컴퓨터 앞에서 업무를 보는 30~40대 또는 컴퓨터 관련 업무를 하는 직장인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하지만 요즘은 무거운 가방이나 배낭을 장기간 메고 다니는 학생들에게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머리위에 있는 물건을 집으려고 팔을 뻗을 때, 오랜 시간 타이핑이나 마우스 작업을 할 때, 오랜 시간동안 머리손질 등 장시간 팔을 사용할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운동선수처럼 어깨 부위를 자주 단련하는 사람의 경우에도 흉곽출구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정석모 울산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흉곽출구증후군을 오십견이나 목 디스크로 쉽게 오인하기도 하는데 특히 어깨와 팔이 저린 증상 때문에 스스로 오십견이나 근육통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물리치료만 받으면서 병을 키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깨관절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근육과 인대로 이뤄져 있어 의료진의 진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물리치료만 받는 것은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인 목 디스크와 흉곽출구증후군의 증상은 비슷하지만 원인은 다르다. 엑스레이와 MRI 촬영, 근전도 등을 통해 이 둘을 구별할 수 있다. 또 오십견은 어깨관절이 굳어져 주로 야간에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주로 50대 이후에 많이 발병해서 오십견이라고 불린다.

정석모 전문의는 “목 디스크와 흉곽출구증후군은 팔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면 편안해지는 반면 오십견은 팔을 들어올릴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 통증을 느끼는 부위가 다르다”면서 “오십견은 주로 어깨에 통증이 오지만, 흉곽출구증후군은 팔과 손이 저리고 쑤시는 증상이 많다”고 말했다.

◇구부정한 자세부터 교정해야

흉곽출구증후군의 치료를 위해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대부분 보존적 치료와 운동요법 등으로 자세를 교정받게 된다. 특히 흉부근육과 복부근육에 과도한 긴장을 주는 구부정한 자세를 교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다만 증상이 심한 경우라면 신경차단술을 받는 것이 좋다.

흉곽출구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앉는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정석모 전문의는 “상체를 숙이는 구부정한 자세는 흉부근육과 복부근육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컴퓨터 작업을 장시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머리가 앞으로 숙여져 목은 일자목이 되고 상체는 구부러지기 쉬운데, 의자에 앉아있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깊숙하게 밀어넣고 허리와 상체를 반듯하게 펴고 앉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같은 자세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압력이 한곳에 집중되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니 한 시간에 1~2회 정도는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석현주기자

도움말=정석모 울산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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