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희 보람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아토피 피부염은 심한 가려움증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염증 피부 질환이다. 과거에는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염증 반응이 생겨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현재는 피부 내부의 구조적, 기능적 문제로 인한 피부 상피의 방어 기능 이상이 알레르기인 만큼 중요한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와 같이 국내 아토피 피부염 소아 환자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치료가 쉽지 않은, 심한 경우도 많다. 대체로 생후 2~3개월에 시작되는데 환자의 60%는 1세 이전에, 85%는 5세 이전에 증상이 나타난다. 여아가 남아보다 1.3배 더 많다.

아토피 피부염의 특징적인 증상은 심한 가려움증, 습진, 건성 피부 병변 등이다. 가려움증은 가장 두드러진 증상이며 초저녁이나 한밤중에 심해진다. 이로 인해 아이가 침구에 얼굴을 비비는 등 지속적으로 긁게 되어 피부에 수포와 딱지가 생긴다.

피부 병변은 심한 가려움증과 함께 습진, 수포 및 삼출액과 부종, 딱지와 같은 급성기 병변을 보이다가 피부 벗겨짐을 동반하는 아급성기 병변을 보이는데 이러한 병변이 반복되면서 피부가 점점 두꺼워지고 주름이 뚜렷해지는 태선화 현상과 섬유화를 동반하는 만성기 병변이 나타나며 피부가 전반적으로 거칠고 건조하게 된다.

연령에 따라 증상의 심한 정도와 발생 부위가 다르게 나타난다. 주로 영아기에 나타나는 초기 병변은 뺨에 생기는 홍반 습윤성 피부염의 형태이고, 점차 얼굴의 나머지 부분, 목, 손목, 복부, 사지로 번진다. 영아기의 아토피 피부염은 우유, 달걀, 생선, 땅콩 등의 음식물을 섭취하면서 시작되기도 한다. 3~5세 무렵에 회복되는 경향이 있어 관리를 잘 해주면 대부분 5세가 되면서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손목, 귀 뒷면, 얼굴과 목에 약간의 습진이 남기도 한다.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는 환자의 나이, 비용, 중증도 등을 고려해서 선택하게 된다.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는 현재 증상 조절을 위해 보습 및 약물치료를 하고, 증상을 유발 또는 악화시키는 인자를 찾아내어 제거 또는 회피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단순히 치료만 하는 것만이 아니라 재발을 예방하고 병의 초기부터 치료를 하여 진행을 최소화하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약물치료는 스테로이드 제제가 대표적이다. 스테로이드는 부작용이 많다고 하여 무조건 사용하지 않으려는 보호자들이 많다. 하지만 약물치료가 필요한 때에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아 만성병변으로 진행을 하게 되면 그 후에는 바르는 스테로이드제마저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스테로이드제를 무조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전문의와 상의 후 현명하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에서는 잘못된 정보를 습득하거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경향이 아직 남아있어 치료를 어렵게 하고 심지어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아토피 피부염의 특성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꾸준한 관리를 한다면 아이들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김종희 보람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