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집행부 선거 맞물려 단체교섭 재개 등 불투명
새 지도부로 단체교섭 넘길 땐 연내 타결 힘들수도

 

올해 단체교섭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추석 연휴를 보낸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의 향후 노사관계가 ‘암흑’이다. 두 회사 모두 노조의 신임 집행부 선거까지 맞물리면서 당장 단체교섭을 재개할 수 있을지, 재개하더라도 짧은 시간 내에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특히 현 집행부가 아니라 신임 집행부가 교섭을 재개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경우 선거, 업무 인수인계 등으로 인해 연내 타결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현대차 노조는 1일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6차 회의를 열어 향후 투쟁계획 등을 정할 예정이다.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추석 전에 마무리하는데 실패하면서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부분파업을 벌인 바 있다.

노조는 이날 쟁의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올해 단체교섭을 현 집행부가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할 임시대의원대회 개최 날짜도 정할 예정이다.

현 집행부는 임기가 9월30일로 끝나기 때문에 10월1일부터 교섭 체결권이 없다. 교섭을 재개하기 위해선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노조 내부 규정을 고쳐야 한다.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어떤 결정이 나올지 예상할 수 없지만 규정 개정을 통해 현 집행부가 교섭을 재개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과거 고용노동부가 ‘현 집행부는 변경된 임기를 적용할 수 없다’는 행정해석을 내린 점을 고려하면 사측이 현 집행부와의 교섭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 신임 지도부가 교섭을 재개하는 것으로 결정되더라도 선거, 업무 인수인계 등을 위한 시간이 필요해 오는 12월 중순께나 돼야 교섭을 재개할 수 있다. 통상임금과 임금피크제 등 쟁점 사안이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 타결이 쉽지 않다.

사측은 앞서 추석 전 타결을 위한 마지막 교섭이었던 지난 22일 기본급 8만1000원 인상, 무분규 타결시 자사 주식 20주 지급, 성과급 400%+300만원 지급 등을 담은 3차 일괄제시안을 냈다. 하지만 통상임금, 임금피크제 등에 대한 합의점을 노사가 찾지 못해 잠정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11월 신임 집행부 선거가 예정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단체교섭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노사는 오는 2일 임금협상을 진행할 예정인데, 임금 동결을 주장하는 사측과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간 간극이 상당한 상황이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과 함께 국내 조선 빅3로 꼽히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 이어 현대미포조선도 올해 단체교섭을 마무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중공업 노사 역시 적정 수준에서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는 상태다. 이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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