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상살인 사건이 발생한 원양어선 ‘광현 803호(138t)’ 선원들이 제3국인 세이셸에서 25일 이틀째 현지조사를 받는다.

광현호는 인도양 공해 상에서 베트남 선원 2명이 선장과 기관장을 흉기로 살해한 지 4일 만인 24일 새벽 세이셸 빅토리아 항에 도착했다.

현지에 머물고 있는 부산해경 조사팀은 광현호 입항 전부터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격리하고, 선원 안전 확인·증거물 확보·현장 감식·시신 검안 등을 진행했다.

조사팀은 이날 유일한 한국인 항해사 이모(50)씨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선원 13명을 대상으로 이틀째 참고인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범행 동기와 공범 여부, 현장 목격 여부 등 사건 경위를 집중적으로 조사, 선원 간에 진술을 비교·분석해 망망대해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해경은 참고인 조사 후 목격자, 최초 신고자 등 핵심 사건 관계자의 입국을 추진한다.

해경은 현지로 출발하기 전 법원으로부터 구인영장을 발부받은 만큼 살인혐의 베트남 선원 2명의 신병을 확보한 뒤 국내로 압송해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해경은 이날 오후 피의자 2명을 국내로 데려와 본격 수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항공편 경유지인 아부다비 당국이 피의자 입국을 거부해 국내 압송이 27일로 연기됐다.

살인 피의자들의 압송이 늦어져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등 애초 계획한 수사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외교부는 주 에티오피아 대사관 영사를 현지로 급파했지만 경유지인 아부다비 당국과의 조율에 어려움을 겪어 결국 수사에 혼선이 빚어졌다.

해경은 살해된 선장 양모(43)씨와 기관장 강모(42)씨 시신을 24일 세이셸 국립병원에 안치한 뒤 외교부, 현지 정부 등과 국내 운구 계획을 협의하고 있다.

한편 부산해경 특별수사본부는 피의자가 압송되면 살해 동기, 경위, 공모 여부 등을 조사하고, 부산지법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다.

해경은 조사팀 파견 전 살인혐의 베트남 선원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해경은 이들이 구속되면 열흘 간의 수사를 통해 사건 전모를 밝히고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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