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동~농소도로 준공 3년이나 남기고 중앙분리벽 설치하자

우정LH2단지·호반베르디움아파트주민 생활권 단절 호소

“준공까지 3년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도로를 막는 바람에 생활권이 완전히 단절됐습니다. 예전에는 곧바로 드나들던 곳을 둘러가야 하니 불편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울산시 중구 유곡동 우정LH2단지와 호반베르디움 아파트 앞으로 지나가는 옥동~농소간 도로에 설치된 중앙분리벽을 제거해 달라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혁신도시 LH2단지·호반베르디움 아파트 883가구 3000여명의 주민들은 지난 9월 이전만 해도 아파트 앞에 조성된 회전교차로를 통해 자유롭게 동원로얄듀크 2단지 앞 상권으로 왕래할 수 있었다. 자신들의 아파트 앞 소규모 상가에는 불과 8곳의 점포만 들어서 있어 하루에도 수차례 인근 상가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 9월 도로 한가운데에 콘크리트 분리벽이 설치되면서 눈앞에 보이는 상가를 들르기 위해 도로를 한참 둘러가야 하는 상황이 시작됐다.

옥동~농소간 도로 가운데 북부순환도로~종가로 구간의 왕복 8차선 도로는 LH가 조성한 것으로 콘크리트 중앙분리벽 역시 LH가 만들었다. LH는 중앙분리벽 설치 이전 민원을 접수해 도로를 가로지르는 육교를 설치했지만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호반베르디움 아파트 주민인 조원웅씨는 “분리벽이 생긴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준공이 계속 미뤄지는 상황에서 2~3일만에 분리벽 공사를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육교가 설치돼 있지만 주민 대부분이 승용차를 이용해 별로 쓸모가 없다”며 “회전교차로가 사라져 버스도 드나들지 못하는 만큼 도로 준공 전까지만이라도 분리벽을 제거해 달라”고 요청했다.

LH2단지 아파트 채경아 소장은 “아파트에서 종가로 방면으로 나가려면 북부순환도로 쪽으로 나가 U턴한 뒤 다시 아파트 앞을 지나쳐야 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아파트 주민들이 가입한 SNS에 하루가 멀다하고 각종 불편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분리벽이 설치된 후 매상이 줄어들었다는 인근 상인들의 민원도 빗발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구청 관계자는 “혁신도시 관리권 이관을 앞둔 LH가 설계대로 설치한 중앙분리벽 제거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며 “분리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국토부의 인가가 필요해 허가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만약 국토부가 분리벽 제거를 허가하지 않는다면 혁신도시 시설물 이관 후에 울산시와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며 “주민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계속 관계기관과 머리를 맞대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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