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장 본보에 밝혀
9·12강진 등 경주 지진의 여진 원인
밀집 원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최선책

▲ 경주~울산 활성단층 그림. 지진 토모그래피(상)­ 밀도 토모그래피(하). 무게이상에 의한 중력값은 관측치(가는 선)와 계산치(굵은 선)가 일치함. ★표시는 1997년 6월26일, 2016년 9월12일 경주 지진의 진원을 나타낸다.

“9·12지진 진앙지인 경주~울산 양산단층대에서 실제로 지하 활성단층을 발견했다.”

한국지진연구소 김소구(지구물리학 박사·얼굴사진) 소장은 이른바 양산단층대에서 실제로 9·12 강진을 비롯해 경주 지진의 여진을 일으키고 있는 활성단층을 국내 최초로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9·12지진은 지난해 9월12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역대 최강급 지진을 일컫는다.

▲ 김소구 소장

김 소장은 10일 본보와 전화통화 및 이메일 자료를 통해 “1997년 6월27일 경주지진(규모 4.7)과 2016년 9월12일 경주지진(규모 5.8)을 비롯해서 500 여 차례 여진을 일으키고 있는 활성단층을 지하 10㎞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양산단층대’라는 지표적인 개념이 아니라, 토모그래피(tomography, 지진파를 이용한 일종의 단층촬영)에 의해 경주~울산 활성단층을 발견했다”며 “경주·울산에 밀집한 원자력발전소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지진 피해를 막는 최선책이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해 7월5일 오후 8시33분 울산 동구 동쪽 52㎞ 해역의 지진(규모 5.0)에 이어 9월12일 경주 강진 이후 많은 국민들이 지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와중에 지난 6일 오전 5시31분께 경주 남남서쪽 11㎞ 지역에서 규모 3.3, 그로부터 2분뒤인 오전 5시33분께는 경주 남남서쪽 10㎞ 지역에서 2.2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12일 경주 지진의 여진이 무려 565회로 집계되고 있는 등 4개월가량 이어지는 예측불허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사람이 진동을 느낄 수 있는 규모 3.0 이상 20여회을 포함해 총 565회의 여진이 기록했다.

경주와 접한 울산도 지진 여파가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판 재난영화 ‘판도라’가 울산에서 비상한 관심을 끄는 이유도 지진 트라우마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증일수도 있다.

김 소장은 “만약 지금처럼 (9월12일 경주 지진이)500여 차례의 여진이 없이 큰단층 길이에서 한두 차례 큰 지진으로 에너지를 방출했다면 이 지역은 원전 밀집지역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지역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초창기 자료와 기술 부족으로 실질적인 조사나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한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기준을 가져다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이라면서 “원전 내진설계 기준을 규모 6.5에 맞추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원전에서 얼마나 가까운 거리에 활성단층이 있는지, 그 활성단층의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가 원전 내진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대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소장은 “양산단층대에서 발견한 활성단층에 대해 곧 출간할 책자 <우리를 위협하는 지진과 생활>에 자세히 실었다”며 “지진에 관한 기초내용은 물론 활용방법을 실용적으로 기술한 지진 지침서”라고 설명했다.

▲ 우리를 위협하는 지진과 생활 책표지

<우리를 위협하는 지진과 생활>(학산미디어 펴냄)에는 또 원전의 안전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한편, 천안함 침몰의 수중 폭발,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북한 핵실험을 과학적 관점에서 분석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김 소장은 지난해 9월22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9월12일 경주 지진이 2011년 일본 동북부 대지진 당시)한반도 주변의 응력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며 응력 균형에 변형이 생기고 이후 새로운 단층이 움직였다”면서 “규모 7.0 이상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주와 울산 지하 10㎞에 70㎞ 길이의 단층이 하나 있고 또 그 밑 지하 20㎞에 80㎞ 되는 단층이 있다”며 “만약 이 정도 길이의 단층이 다 움직인다면 규모 7.0 정도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IAEA의 규정에 의하면 16㎞ 이상의 활성단층 위에는 절대로 원전을 지을 수 없고, 원전 부지의 30㎞ 이내에 활성단층이 있는 경우에도 절대로 원전을 지을 수 없다”며 “문제는 지금 거기 단층이 새로 움직였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박철종기자 bigbell@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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