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에서의 화재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다. 대구 서문시장에서의 대형화재가 기억속으로 사라지기도 전에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15일 50년 전통의 ‘관광명소’ 전남 여수수산시장에서 불이 나 100개가 넘는 점포가 피해를 봤다. 지역의 대표적인 수산물 전통시장으로 여수여객선터미널 인근에 위치, 수산물 집산지, 야시장으로 유명세를 치르면서 하루 2000~3000명이 찾는 관광 명소로 떠오른 여수수산시장이다. 지난 2011년 건물 안전을 강화하는 리모델링, 2013년 아케이드 사업을 준공하는 등 시설 보강과 현대화가 이뤄졌지만 설 대목을 앞두고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앞서 지난 연말에는 대구 팔달신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그 한달전에는 서문시장에서의 대형화재로 전통시장에 대한 화재예방이 화두로 떠 올랐다. 정부는 물론 각 지자체별로 전통시장에 대한 안전점검과 화재예방 캠페인에 나섰지만 비슷한 유형의 화재가 반복,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15일 화재가 발생한 여수수산시장에 대한 소방 안전점검이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불과 한 달 보름 전에 안전점검이 이뤄졌지만 이번 화재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전기 관련 지적사항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 대구 팔달신시장의 경우도 서문시장 화재를 계기로 불이 나기 나흘 전 화재예방 캠페인을 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로형 골목에 소규모 노후 점포가 밀집해 있는 전통시장의 특성을 간과한 어설픈 대응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울산지역 내 전통시장도 마찬가지다. 화재안전진단때마다 지적되는 소화기 미설치·불량과 합선이 우려되는 배선상태, 소방관련 시설 설치 외면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비용부담을 느낀 상인들이 시설 설치를 외면, 불안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니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행해 온 정부와 지자체의 전통시장에 대한 지원이 아케이드 설치 등 지극히 외형적인 부분에 치우치면서 이같은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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