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다. 기초단체로 보면 중구를 제외하고 4개 구·군이 바다에 접해 있다. 바다는 시대를 불문하고 무한한 생산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울산의 바다는 2차산업에서 ‘우선멈춤’ 상태다. 어업을 통해 직접적인 먹거리를 생산하던 어촌들이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대부분 공단부지가 되고 말았다. 십수년전부터 강동과 간절곶, 진하 등지에 대한 해양관광자원화 사업이 수차례 진행되기는 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답보상태에 있다. 사실상 바다를 잃어버린 도시가 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이런 가운데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진하해수욕장에 해양레포츠센터가 들어서게 돼 기대가 크다. 17일 기공식을 가진 울주해양레포츠센터는 내년 3월 준공예정이다. 2013년 해양레포츠센터 건립계획을 밝힌 지 4년만이다. 부지면적은 3만5200㎡이다. 연면적 2525㎡의 3층 건물에 딩기요트와 윈드서핑, 서핑, 카약 등의 보관과 정비가 가능한 시설은 물론이고 카페와 대형세미나, 숙소, 오토캠핑장, 야영장 등도 갖춘다. 세계적인 해양레포츠대회도 개최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해양레포츠센터를 갖춘 해양도시들이 많다. 울산에서 위로는 울진해양레포츠센터가 있다. 아래로는 송도, 광안리, 다대포, 을숙도 등 부산지역에도 여러 곳의 해양레포츠센터가 5~6년전에 생겼다. 이들 도시에 비하면 울주해양레포츠센터는 늦게 출발했지만 그 규모가 매우 크다. 2011년 문을 연 광안리해양레포츠센터는 연면적이 571.05㎡에 불과하다. 울주해양레포츠센터는 원전지원금(104억원)을 투입하면서 전국적으로 드물게 큰 규모로 건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해양레저가 활발해진다고 한다. 시장조사전문기관인 영국의 더글러스웨스트우드는 수년전에 “삼면이 바다를 끼고 있는 한국이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반드시 개척해야 할 분야가 해양레저산업이며 아울러 보트산업이 조선업을 능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울주해양레포츠센터는 울산이 해양레저도시로 가는 첫걸음이다. 지역주민들의 다채로운 여가생활은 물론이고 국내 해양관광 활성화의 거점이 되는 한편 국제행사도 유치하고 더 나아가 보트 산업 등 새로운 산업을 불러 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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