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동 옛 예비군훈련장 부지...市 2009년 144억에 매입 후

▲ 울산시 남구 옥동 옛 울산예비군훈련장 부지가 활용방안 등 계획없이 무단 경작지로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옥동 옛 예비군훈련장 부지
市 2009년 144억에 매입 후
아직까지 활용방안 못찾아
무단경작 만연, 대책 시급

울산시가 144억원을 들여 매입한 울산 남구 옥동 옛 울산예비군훈련장이 8년째 별다른 활용방안없이 방치되고 있다. 도심 노른자위 땅이지만 무단 경작 용도로 방치되면서 도시미관도 해치고있어 시가 조속한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28일 오전 남구 옥동 산 296 일대 자연녹지. 과거 울산예비군훈련장으로 활용됐던 이곳은 현재 무단 경작 용지로 일부 사용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이 평탄한 부지에 녹색 또는 검은색 그물 형태의 울타리를 무단으로 설치해 자신의 구역을 설정한 뒤 비료를 뿌리고 상추, 파, 고추 등 각종 농산물을 심어놨다. 햇빛이나 비를 잠시 피할 수 있는 오두막 형태의 공간도 눈에 띄었다.

아무렇게나 설치된 낡은 울타리와 곳곳에 쌓여있는 비료 포대, 불법 시설물 등이 미관을 해치고 있었다. 수로도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다보니 폭우시 인근 주택가 피해도 우려됐다. 인근 솔마루길로 향하는 주민들은 우후죽순으로 설치된 울타리와 시설물 등으로 눈살을 찌푸리기도 한다.

 

주민 이모(여·39)씨는 “등산로로 향하는 길목에 무단으로 경작이 이뤄지고 있다보니 흡사 폐허처럼 보이고, 보기에도 상당히 흉하다”며 “언제까지 이대로 놀릴지 모르지만 조속히 활용방안을 찾든지 아니면 사업이 시행될 때까지 임시정비라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울산시는 지난 2009년 울산예비군훈련장이 외곽으로 이전하자 국방부로부터 144억6000만원에 부지를 매입했다. 총 8필지 11만3939㎡로 공공청사 부지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남구 도심에 위치한 훈련장을 공공 차원에서 매입하지 않을 경우 민간에 의한 난개발도 우려되다보니 시 차원에서 우선 매입한 것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울산시는 사회복지시설이나 청소년 관련시설, 공무원 연수 및 복지시설 등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사업성 미비 등으로 실현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일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세웠고, 남구청 명의로 무단 경작 및 점유·사용을 금지한다는 현수막도 내걸었다. 하지만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무산됐고, 최근 현수막도 철거됐다. 앞서 도서관이나 시민안전체험센터 등의 부지로 검토된 바 있지만 최종 부지로는 선정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부지 일대가 야간시간 주차난을 빚는다는 점을 고려해 임시 주차장으로 조성해주길 희망하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인근인 옛 울산지법 부지에 공영주차장이 이미 조성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시 관계자는 “장래 행정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공공용지로 확보했고, 공공청사로 활용하기 위해선 진입도로 확장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며 “매입 시점부터 최근까지 매년 부서별로 해당부지 활용을 위한 수요조사를 벌였지만 적합한 용도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