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은 중요하다. 소통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도시의 첫인상은 그 도시의 고속도로·국도 진입로, 시외버스 터미널, 기차역, 공항 등 관문에서 결정되기 십상이다. 먼저 제시된 정보가 더 큰 힘을 발휘하는 초두효과(primacy effect) 때문인지 처음 접한 것에서 형성된 첫인상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특히 관광 활성화에 있어 도시 관문의 인상은 매우 중요하다.

울산시 남구 신복로터리 고속도로 진입부가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 11월 착공한 교통개선 사업이 완료돼 버스환승시설 2곳이 마련됐다. 이곳 고속도로 진입부는 사실상 간이터미널 역할을 해왔으나 혼잡이 심각했던 곳이다. 대형버스들의 정차 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환승시설이 마련됨으로써 편리해진 것은 물론이고 도시의 첫인상을 적잖이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상 울산의 고속도로 진입부는 첫 방문자들을 당황하게 할 만큼 난해하다. 고속으로 달려온 차들이 속도를 채 조절하기도 전에 로터리를 만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비로소 환승시설이 마련되면서 대형버스가 잠시 멈춰서서 승객들을 엉거주춤 하차시키는 몹시 아이러니한 풍경은 사라지게 됐지만 울산의 가장 중요한 관문의 제대로된 모습이라 하기엔 아직도 한참 멀었다.

우선 고속도로 진입부는 울산의 첫인상을 특징지을 수 있는 상징성이 부족하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도 별다른 특징이 없는데다 로터리를 둘러싸고 있는 건축물과 간판 등도 도시미관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시야를 방해하는 것은 로터리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조형물이다. 공업탑로터리의 조형물과는 달리 상징성과 인지도도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예술적 감흥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로터리 조성 당시 황량했던 주변환경을 메우면서 나름의 랜드마크 역할도 하도록 한 단순한 조형물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일대에 고층 건물과 고가도로까지 들어서면서 랜드마크로서의 기능은 거의 사라졌고 시야를 가림으로써 교통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신복로터리는 울산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장소이다. 게다가 교통사고율도 높은 지역이다. 가능하면 주변 환경이 단순해지도록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환경이 행동을 유발(affordance)한다고 했다. 고속도로 진입부에 환승시설을 마련한 것을 계기로 울산의 관문에 대한 대대적인 리디자인과 함께 조형물의 필요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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